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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빗썸의 60조원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발생 나흘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구조적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단순 입력 실수로 촉발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업계에선 국내 거래소들이 막대한 수수료 수익에도 불구하고 기술 투자에 소홀한 경영을 지속해왔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반면 같은 시기 글로벌 1위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자체 블록체인 'Base'를 통해 80억달러(약 10조7000억원) 규모의 생태계를 구축하며 웹3(차세대 인터넷)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국내 거래소들이 '수수료 챙기기'에만 몰두하는 사이 글로벌 거래소들은 이미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를 마쳤다.
◆ 코인베이스, 'Base 체인'으로 웹3 생태계 선점
코인베이스는 지난 2023년 8월 자체 레이어2(이더리움 확장 솔루션) 블록체인 'Base(베이스)'를 출시하며 단순 거래소를 넘어 블록체인 인프라 사업자로 탈바꿈했다. Base는 낮은 수수료와 빠른 처리 속도를 앞세워 탈중앙화금융(DeFi)·대체불가능토큰(NFT)·소셜파이(SocialFi) 등 다양한 온체인(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의 플랫폼으로 급부상했다.
블록체인 전문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Base는 지난해 6월 기준 총예치자산(TVL) 80억달러를 돌파했다. 출시 10개월 만의 성과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L2비트 집계 결과 Base는 경쟁 체인 옵티미즘을 제치고 레이어2 생태계 선두권에 올라섰다. 현재 수백 개의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이 Base 위에서 작동 중이며 코인베이스는 거래 수수료 외에도 생태계 확장을 통한 장기 수익 기반을 다지고 있다.
◆ 국내 거래소, '해외 코인 유통'으로만 돈 버는 구조
국내 주요 거래소들의 행보는 사뭇 다르다. 업비트·빗썸·코인원 등은 해외 개발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을 국내 상장시켜 거래 수수료를 받는 '통행세 모델'에 의존한다.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 구축은 물론 국내 프로젝트 육성, 개발자 생태계 조성 투자는 글로벌 선도 거래소에 비해 미미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박재현 수호아이오 고문은 "국내 거래소들은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올리면서도 기술 개발이나 생태계 확장 재투자는 제한적"이라며 "해외 코인을 들여와 팔아 수익을 챙기는 데만 집중하다 보니 정작 한국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해외 거래소 진출에 더 공을 들이는 역설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10일 가상자산 정보업체 코인게코와 블록미디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업비트는 68~70% 점유율로 국내 1위, 빗썸은 28~30%로 2위를 차지했다. 사실상 양강(兩强) 과점 체제다. 국내 대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국내보다 해외 거래소 상장에 주력하는 것도 이런 구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 규제 대응에만 인력 쏠려 기술 개발은 '뒷전'
이 같은 현상은 국내 거래소들의 조직 운영 방식과 무관치 않다. 가상자산사업자(VASP) 인가제 도입 이후 거래소들은 인력과 예산을 기술 개발보단 규제 대응과 라이선스 유지 업무에 집중 배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고문은 "현재 국내 거래소들 조직도를 보면 컴플라이언스(규제 준수) 부서는 비대한 반면 R&D(연구개발)나 생태계 투자 부서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다"며 "규제 강국이라는 환경이 오히려 거래소들을 기술 혁신보단 '사업권 지키기'에 더 많은 자원을 쏟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VASP 인가제가 신규 진입 장벽을 높이면서 기존 거래소들은 독과점 지위를 활용해 '더 나은 서비스 개발'보다 '안정적 수익 확보'에 치중하는 양상이다. 국내에서도 카이아 DLT 재단·테더·카카오페이 등이 올해 스테이블코인 해커톤을 여는 등 일부 생태계 육성 활동이 있지만, 주요 거래소들이 직접 주도하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코인베이스 같은 글로벌 거래소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라는 게 업계 지배적 의견이다.
코인베이스가 Base 체인으로 차세대 인터넷 경제 주도권을 선점하는 동안 국내 거래소들은 여전히 '코인 중개상' 역할에 머물고 있다. 단순히 한 기업의 전략 차이가 아니라 국내 가상자산 산업 전체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 고문은 "코인베이스와 국내 거래소 간 격차는 이제 '따라잡기' 수준을 넘어섰다"며 "국내 거래소들이 계속 수수료 중심 사업에만 안주하면 한국은 웹3 시대에 고립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그는 "거래소들이 막대한 수익 일부를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 육성, 개발자 커뮤니티 지원, 기술 인프라 투자에 적극 활용한다면 한국도 충분히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통행세 모델'에서 벗어나 생태계 구축자로 변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https://www.hansbiz.co.kr/news/articleViewAmp.html?idxno=816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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