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회사채를 블록체인에서 발행하는 시대가 국내에서도 현실이 됐다. 미래에셋증권이 처음으로 디지털채권을 통한 조달에 성공하면서다.


특히 첫 완탕본드의 데뷔전을 디지털자산으로 치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디지털 자산을 앞세운 '미래에셋 3.0'으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동시에 조달 다변화에 성공하면서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번주 1천억원 규모의 디지털 채권을 발행했다.


이번 디지털채권은 3억2천500만홍콩달러와 3천만달러의 두 가지 통화로 동시 발행됐다. HSCB가 주간사를 맡았으며, 미래에셋증권의 홍콩법인도 보조 주간사로 나서 안정적 발행을 이끌었다. 안정성을 위해 사모 모집 방식이 활용됐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번 발행을 해외 조달 루트를 넓히는 '데뷔전' 성격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KP물 방식으로 해외 조달을 이어오고 있는 곳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에셋증권은 꾸준히 글로벌 무대에서 자금을 끌어오고 있다.


지난 2018년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해외 채권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3억달러 수준의 조달에 성공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글로벌 조달 무대를 넓혀왔다. 연 1회 발행을 넘어 2024년에는 두 차례 글로벌 발행에 나섰고, 지난해에는 깐깐한 대만 투자자를 대상으로 포모사본드 데뷔전도 치렀다.


조달처를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피치로부터 신용등급을 획득하며, 글로벌 3대 신평사로부터 모두 등급을 받았다. 이와 함께 홍콩 법인도 신용등급을 평가받기도 했다.


이번 발행은 완탕본드라는 지역적 확장과 디지털 채권이라는 방식의 실험을 동시에 담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번 발행은 차환 등 자금 수요를 위한 성격이라기보다, 새로운 시장을 두드리고 트랙레코드를 쌓는 과정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포모사본드 발행 등 새로운 외화 조달 경험을 쌓으며, 이번에는 홍콩 시장에서 완탕본드로 조달 창구를 넓혔다"며 "실제 외화 채권은 필요시 단기간에 조달하기 어려운 만큼, 사전에 다양한 루트를 구축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채권 방식을 택한 배경에는 미래에셋증권이 추진 중인 '미래에셋 3.0' 전략도 맞물려 있다.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을 아우르는 구조를 지향하는 만큼, 해외에서 먼저 디지털 자산 관련 비즈니스에 참여해 상징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디지털 채권은 이미 해외에서는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제기구와 주요 국가 정부,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중심이 돼 블록체인 기반 채권 발행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세계은행은 지난 2018년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 채권을 발행하며 디지털 채권의 포문을 열었다. 발행부터 이자 지급, 만기 상환까지 전 과정을 분산원장기술(DLT)로 처리한 사례로, 단순한 테스트가 아닌 실제 자금 조달에 활용됐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정부 차원에서도 디지털 채권 도입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홍콩 정부는 2023년과 2024년 연이어 디지털 그린본드를 발행하며, 중앙은행 인프라와 연계된 디지털 채권 구조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였다.


이번 미래에셋증권의 디지털 채권 역시 홍콩 금융관리국(HKMA)의 채권 결제 인프라와 연계된 플랫폼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홍콩이 디지털 금융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추진해온 정책 기조와 맞닿아 있다. 블록체인 기반 금융에 대한 당국의 높은 관심 속에서 이번 발행도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이뤄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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