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은 기본적으로 코드 공개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금융, 의료, 거버넌스 등 민감 영역에서 구동되는 스마트 컨트랙트는 로직 자체가 곧 비즈니스 핵심 자산이기 때문에, 개발 과정에서 코드가 외부로 노출되는 것은 심각한 리스크가 된다.


기존 생성AI 기반 코딩 도구는 대부분 중앙 클라우드에서 작동해, 사용자 코드가 서비스 제공자에게 노출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웹3 개발자는 AI를 활용하고 싶어도 IP 유출·데이터 노출 문제 때문에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TEE(신뢰 실행 환경)에 직접 내장된 AI 모델이 스마트 컨트랙트를 생성·검증하는 구조는 개발·감사·규제 준수 측면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의미한다.


시크릿 네트워크 파운데이션(Secret Network Foundation)이 체인GPT(ChainGPT)의 ‘솔리디티-LLM(Solidity-LLM)’을 기밀 가상 머신 시크릿VM(SecretVM) 위에서 구동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조합은 솔리디티 전용 AI 모델이 완전 암호화된 환경에서 온체인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추론을 수행한 최초 사례다. 개발자는 코드나 로직을 어떤 제3자에게도 노출하지 않고 스마트 컨트랙트를 작성·최적화·감사할 수 있으며, 기관은 규제준수 요구사항을 충족하며 블록체인 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다.



시크릿VM, TEE 기반의 온체인 기밀 컴퓨팅


시크릿VM은 Intel TDX, AMD SEV 등 하드웨어 기반 TEE 위에서 동작하는 기밀 컴퓨팅 계층으로, 기밀성·실행 무결성·원격 증명을 단일 런타임에서 제공한다. 이 구조에서 AI 추론, 금융 연산, 크로스체인 조정 등 민감한 워크로드는 완전히 격리된 암호화 구역에서 실행된다. 노드 운영자조차 입력·출력·중간 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으며, 모든 계산은 암호화된 상태로 처리된다. 이로써 기존 블록체인 환경에서 해결하기 어려웠던 데이터 유출 위험을 근본적으로 차단한다.


또한 시크릿VM은 컨테이너 기반 구조로 설계돼 도커(Docker) 환경에서 다양한 언어·프레임워크와 통합될 수 있다. API·SDK 또는 컨트랙트 인터페이스를 통해 접근할 수 있어 사용성도 확보했다. 개발자는 모델을 프로그래밍 가능한 온체인 에이전트처럼 활용해 민감한 입력을 노출하지 않고도 업무 자동화와 스마트 컨트랙트 상호작용을 구현할 수 있다.


솔리디티-LLM, 65만 개 솔리디티 코드로 훈련된 특수 목적 LLM


솔리디티-LLM은 체인GPT가 이더리움·EVM 기반 스마트 컨트랙트 생태계에 특화하여 개발한 20억 파라미터 모델이다. 65만 개의 큐레이션된 솔리디티 컨트랙트로 학습돼 일반 LLM이 제공하기 어려운 컨트랙트 로직 이해, 최적화 패턴, 보안 관행을 정교하게 파악한다.


이번 통합의 핵심은 이 모델이 처음으로 TEE 내부에서 완전 암호화 상태로 추론하게 됐다는 점이다. 개발자가 모델 사용을 위해 코드를 업로드하더라도 시크릿VM 내부에서만 암호화된 상태로 처리되기 때문에 개발자·운영자·플랫폼 누구도 원본 코드에 접근할 수 없다. 이는 AI 코딩 도구의 근본적 약점을 해소하는 구조다.


체인GPT 측은 “개발자가 IP를 포기하지 않고도 AI를 활용할 수 있는 최초 사례”라며, TEE 기반 구조가 모델 신뢰성과 규제 대응력을 동시에 높인다고 강조했다.


개발·감사·기관 활용까지 확장되는 웹3 기밀 AI 아키텍처


솔리디티-LLM이 시크릿VM에서 작동하면서 웹3 개발자와 기관은 다음과 같은 실질적 이점을 얻는다.


①기밀 공동 개발: 협업 중인 팀끼리도 로직 노출 없이 코드 생성·테스트·자동 최적화 가능


②기밀 감사 지원: 감사자가 코드를 외부로 유출하지 않고 AI 기반 분석 수행 가능


③규제 준수 강화: 민감 산업(금융·의료·공공)에서 요구하는 데이터 보호 요구 충족


④DAO·DeFi 운영 고도화: 스마트 컨트랙트 에이전트가 내부 상태를 공개하지 않고 자동 운영


⑤암호화된 연합 학습 지원: 연구자·기업이 데이터 주권을 침해하지 않고 AI 모델 공동 발전 가능


특히 모든 추론 결과와 실행 과정은 온체인에서 검증 가능한 암호학적 증명으로 보강돼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한다. 이는 “AI가 무엇을 계산했는가를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어떻게 계산되었는가’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웹3 AI의 신뢰 모델을 재정의한다.


이번 기술은 웹3 자동화, 규제 대응, 기밀 데이터 처리 등 블록체인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전환점이 된다.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은 기존 AI 도구의 구조 때문에 IP 노출 위험을 안고 있었으나, 시크릿VM 기반 구조는 개발 단계부터 배포까지 전 과정을 암호화된 상태에서 관리한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 의료 데이터 플랫폼, 공공 거버넌스, DAO 등 민감한 의사결정·운영 로직을 가진 기관이 AI 기반 개발·감사를 도입하기 쉬워진다. 더불어 DeFi·온체인 서비스는 내부 로직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자율성을 갖춘 기밀형 스마트 컨트랙트 운영이 가능해져, Web3 내 규제 준수형 AI 자동화의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크릿 네트워크 파운데이션은 향후 로드맵으로 ▲기밀 모델 미세 조정 ▲여러 AI 에이전트의 온체인 오케스트레이션 ▲크로스체인 기밀 배포 등을 제시했다. 이는 AI·블록체인의 융합에서 가장 큰 과제인 ‘신뢰와 통제권’을 해결하기 위한 다음 단계로 평가된다.


시크릿 네트워크 파원데이션루크의 보우먼(Luke Bowman) COO는 “기밀 컴퓨팅은 더 이상 개념이 아니라 실현된 기술”이라며 “솔리디티 전용 LLM을 완전 암호화된 TEE 내에서 온체인 검증 방식으로 실행한 것은 웹3 인프라에 중요한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체인GPT 또한 “개발자가 중요한 로직을 노출하지 않으면서 AI를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진전”이라며, 기밀 AI가 블록체인 개발 방식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블록체인·금융·헬스케어 산업은 규제와 보안 요구 수준이 매우 높아, 기밀 AI 기반 개발환경이 빠르게 필요해지는 상황이다. 시크릿VM 구조는 초기 단계부터 완전 암호화 환경에서 스마트 컨트랙트를 개발·검증할 수 있어 금융기관의 DeFi 연계 서비스, 의료데이터 기반 자동화, 공공 블록체인 프로젝트 등의 규제준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국내 웹3 기업 및 스타트업은 기밀 AI를 통해 IP 보호 우려 없이 글로벌 프로젝트와 협업할 수 있어 경쟁력 강화 효과가 예상된다.


시크릿VM과 솔리디티-LLM의 결합은 웹3 개발 생태계가 직면한 “AI 활용 vs. 데이터 기밀성”의 딜레마를 해소하는 기술적 해결책을 제시한다. 중앙 집중형 클라우드 AI에서 벗어나 분산·암호화·검증 가능한 기밀 AI로 전환하는 흐름은 향후 블록체인 개발 모델의 새로운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출처 : 지티티코리아(https://www.gtt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