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플랫폼 ‘Kinexys Fund Flow’ 시범 가동… 내년 상반기 전면 도입 예고
블랙록·피델리티 이어 JP모건도 합류… 대체투자 시장의 새로운 분기점
트럼프 정부 ‘토큰화 달러법’ 시행 이후, 월가의 블록체인 실험 본격화
◆…JP모건 체이스 본사 전경[사진=연합]
세계 최대 은행 중 하나인 JPMorgan Chase가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사모펀드를 디지털 토큰화(tokenization) 하는 실험에 나섰다. 이 움직임은 부유층 고객 중심의 자산운용 서비스에서 출발했지만, 향후 대체투자 전반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하려는 월가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의하면, JP모건은 자사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사모펀드의 소유권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표현한 시범 거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토큰은 프라이빗뱅크 고객이 투자한 펀드의 소유권을 블록체인 원장에 기록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추적·이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조치는 JP모건이 내년 본격 도입을 예고한 펀드 토큰화 플랫폼 'Kinexys Fund Flow'의 출범에 앞선 선행 단계로 평가된다. 이 플랫폼은 펀드 매니저·배포자·관리자 간 데이터를 자동으로 공유하고, 스마트 계약을 통해 펀드 지분 교환과 현금 정산을 즉시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 "블록체인은 대체투자의 게임 체인저"
JP모건 자산운용부문 글로벌 대체투자 솔루션 책임자인 안톤 필(Anton Pil)은 "대체투자 업계에서 블록체인 기반 솔루션의 도입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며 "복잡하고 불투명한 생태계를 단순화하고 투자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토큰화된 펀드는 투자자, 운용사, 관리자 모두가 실시간으로 동일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해 기존의 '비효율적 자본 호출(capital call)'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예컨대 운용사가 갑작스레 투자금을 추가 요청할 때 발생하는 불확실성과 유동성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셈이다.
◆ 월가, '토큰화 경쟁' 가열
JP모건의 움직임은 지난 7월 골드만삭스와 뉴욕멜론은행이 블랙록(BlackRock), 피델리티(Fidelity) 등과 손잡고 머니마켓펀드의 소유권을 부여하는 디지털 토큰을 발행한 데 이은 것이다.
JP모건은 이번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향후 사모신용, 부동산, 헤지펀드 등 다양한 대체투자 자산군을 토큰화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고객이 토큰화된 펀드를 담보로 차입하거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검토 중이다.
◆ 규제 장벽 속 '폐쇄형 생태계' 전략
다만 JP모건은 여전히 규제적 제약을 피하기 어렵다. 현 단계의 블록체인 운용은 허가된 참가자만 접근할 수 있는 '폐쇄형 네트워크'에 한정돼 있다. 이는 금융당국이 공개형 블록체인에서의 자산 거래를 공식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여름 서명한 '지니어스 법(Genius Act)' 이후, 주식·펀드·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포함한 전면적 토큰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 법은 '스테이블코인'으로 불리는 토큰화 달러의 규제 체계를 마련해,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블록체인 실험을 현실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 "디지털 자산의 제도권 편입 가속화"
JP모건의 이번 행보는 "암호화폐를 넘어, 전통금융의 블록체인 전환이 본격화됐다"는 신호로 읽힌다. 그동안 블록체인은 기술적 실험 단계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펀드 소유권·유동성·투자자 투명성을 모두 개선할 수 있는 실제 금융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범이 "대체투자 시장의 민주화"를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사모펀드 등 비유동성 자산이 디지털화되면, 과거 소수 고액자산가 중심이던 시장이 점차 개인투자자에게도 개방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결국 JP모건의 펀드 토큰화는 '월가의 블록체인 실험'이 시험 단계를 넘어 제도권 비즈니스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분수령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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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저 : https://m.joseilbo.com/news/view.htm?newsid=555787#_enli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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