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대 증권거래소인 모스크바거래소(MOEX)가 오는 12월 1일부터 비트코인 거래를 시작한다. 전통 금융 인프라 위에서 가상자산이 공식 거래되는 첫 사례로, 러시아 디지털자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제도권에 편입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모스크바거래소는 10월 31일 발표를 통해 12월 1일부터 비트코인, 이더리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USDT) 거래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거래소 측은 솔라나, 엑스알피, 트론 등도 검토 대상으로 언급한 바 있으나, 출시 초기에는 시가총액 상위 핵심 자산 중심으로 시장을 여는 방향이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러시아의 새로운 법 제도가 있다. 이번 출시는 9월 1일 시행된 러시아의 디지털 통화 및 디지털 권리에 관한 신법에 따른 것이다. 보리스 블로힌 모스크바거래소 선임 전무는 거래소가 보유한 기존 라이선스로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가 가능하며 별도의 인허가는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보호 장치도 함께 마련됐다. 비적격 일반투자자는 중개사별 연간 30만 루블의 가상자산 매수 한도가 적용되며, 거래 시간은 모스크바 시간 기준 오전 6시 50분부터 오후 11시 50분까지로 주식 거래 시간과 비슷하게 운영된다. 적격투자자는 수량 제한 없이 거래할 수 있지만 위험 이해도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또한 일반투자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USDT로만 거래 대상이 제한된다. 

시장 파급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매거진은 모스크바거래소가 약 4,010만 명에 이르는 고객에게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투자 길을 열어주게 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번 조치로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이 국내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거래량의 80%는 여전히 비규제 영역에 남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모스크바거래소는 이미 가상자산 관련 상품 경험을 쌓아왔다. 거래소는 앞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엑스알피, 트론 지수와 연동된 무기한 선물을 출시한 바 있다. 현물 거래까지 더해지면서 선물과 현물을 아우르는 제도권 가상자산 시장 구조가 완성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이어 주요국의 대표 증권거래소가 직접 가상자산 현물 거래를 제공하면서, 비트코인이 전통 금융자산과 나란히 거래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법인 투자 허용과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이어지는 만큼, 제도권 거래 인프라 구축에 대한 시사점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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