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결과 오랫동안 암호화폐에 비판적이던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상원의원이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월가와 가상자산 업계는 정책 방향이 크게 바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월 6일, 매사추세츠주 민주당 소속 워런 상원의원이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번 변화는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과반을 차지하면서 공화당의 의회 장악이 끝난 데 따른 것이다. 새 의회는 2027년 1월 3일 출범한다. 다만 워런 의원의 위원장 선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월가 향한 20년 압박, 이번엔 '의사봉' 쥔다

워런 의원은 월가를 꾸준히 견제해 온 인물이다. 약 20년 동안 사모펀드 업계를 강하게 비판했고, 기업 경영진을 형사처벌하기 쉽게 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며, 위기 대응에 실패한 은행 경영진에 대한 형사 수사도 요구해 왔다. 최근에는 규제당국에 은행 자본규제안 3건의 철회를 촉구하고, 하원을 통과한 합병·감독 완화 법안에 반대했으며,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의 집행 사건 철회도 문제 삼았다. 위원장이 되면 어떤 법안을 청문회에 올릴지 결정하는 권한을 갖는다.

암호화폐 업계, 입법 속도 조절 불가피

가상자산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대목은 입법 일정이다. 워런 의원은 현재 상원 본회의에 계류된 CLARITY Act(암호화폐 시장구조법) 처리에 반대해 왔기 때문에, 포괄적 가상자산 법안의 진전이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화당이 이끈 의회는 스테이블코인 법인 GENIUS Act를 통과시켰고, CLARITY Act는 2025년 하원을 통과했다. 선거 막판에는 업계의 정치 자금도 주목받았다. 암호화폐 진영이 약 6,300만 달러를 썼지만 오하이오주 민주당 셰로드 브라운 후보의 당선은 막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거래소 감독 강화를 점친다. 업계 분석기관 TDC는 규제 완화 기조에서 디지털자산 거래소와 은행 시스템 연계에 대한 감독 강화로 정책이 빠르게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도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요건, 소비자 공시, 자금세탁방지(AML) 통제를 우선 과제로 삼을 것으로 예상했다. bitcoin

'강경 일변도'만은 아니다… 균형론도 부상

한편 지나친 비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상원 규칙상 필리버스터를 넘으려면 대체로 60표가 필요해, 민주당 다수 의회도 시장구조 법안을 추진하려면 초당적 지지가 있어야 한다. 워싱턴 정책 분석가 에드 밀스는 민주당 다수가 곧 적대적인 위원회를 뜻하지는 않으며, 당내 중도 성향 상원의원들이 워런 또는 브라운 주도 위원회의 강경한 기조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봤다. 워런 의원 역시 2025년 청문회에서 은행 거래가 거부된 암호화폐 업계 증인들에게 자신이 그들 편이라고 말해 이른바 디뱅킹(debanking) 문제에는 공감을 드러낸 바 있다. 

시장은 일단 관망세다. 관련 보도 시점 비트코인은 7만 7,7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됐다. 

이번 변화는 미국 가상자산 정책이 '속도'보다 '안전장치'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다시 움직인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업계에는 단기적으로 입법 지연이라는 부담이 있다. 하지만 투자자 보호와 투명성이 강화되면 기관 자금 유입과 제도권 편입을 뒷받침하는 토대가 될 수도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한창인 한국 시장도 미국 규제 흐름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규제 강화 국면에서는 컴플라이언스 역량을 갖춘 기업이 신뢰를 얻는다는 점이 다시 확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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