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만 페이미 결제망 업은 HSBC의 ‘리테일 직격탄’

글로벌 은행 공룡 HSBC가 선보인 홍콩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레드코인(Redcoin)’이 출시 일주일 만에 5만 명의 이용자를 끌어모으며 제도권 스테이블코인의 파급력을 입증했다. 통상 신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개인 키 관리와 온보딩 장벽 탓에 리테일 유치에 수개월 이상을 소모하는 것과 달리, HSBC는 홍콩 현지에서 이미 대중화된 간편결제 플랫폼 ‘페이미(PayMe)’를 배포 통로로 삼아 이 장벽을 단숨에 허물었다. 330만 명의 기존 고객과 10만여 개 오프라인 결제 가맹점이 복잡한 지갑 생성이나 가상자산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도 일상적인 식음료 결제와 P2P 송금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 레일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도록 만든 전략이 주효했다.

허가형 원장에서 토큰화 자산관리(RWA)로의 확장 설계

HSBC의 궁극적 목표는 단순한 상거래 소액 결제에 머물지 않는다. 조르주 엘헤데리 CEO와 매기 응 홍콩 CEO가 공통으로 밝힌 로드맵에 따르면, 레드코인은 향후 HSBC 메인 뱅킹 앱 전반으로 통합되어 ‘토큰화 금융상품’의 결제 및 청산 통화로 격상될 예정이다. 국채, 단기 머니마켓펀드(MMF), 채권 등 전통 은행의 금융상품이 블록체인 위에 토큰화되어 발행될 때, 레드코인이 24시간 실시간 배당 수취와 매매 대금 정산을 담당하는 기관급 디지털 결제 화폐 역할을 맡게 된다. 일본 미쓰이스미토모(SMFG)가 엔화 스테이블코인 JPYSC를 블랙록 토큰화 펀드와 연계하려는 흐름과 마찬가지로, 메가뱅크의 대차대조표와 규제 적격성이 결합된 스테이블코인이 실물자산 토큰화(RWA) 시장의 핵심 혈관으로 진화하는 양상이다.

‘프라이빗 리테일’ HSBC vs ‘솔라나 퍼블릭’ SC… 홍콩 스테이블코인 대전

홍콩 통화당국(HKMA)의 샌드박스를 통과한 두 거두의 접근 방식은 향후 글로벌 은행권의 블록체인 도입 모델을 가를 주요 관전 포인트다. HSBC가 페이미와 자체 뱅킹 플랫폼이라는 철저히 통제된 인하우스 결제망 안에서 안정성과 규제 준수를 최우선으로 수백만 고객을 끌어들이는 ‘내부 안착형’이라면, 스탠다드차타드가 이끄는 앵커포인트 컨소시엄은 초고속 퍼블릭 블록체인인 솔라나(Solana)를 낙점해 ‘개방형 유통망’을 뚫고 있다. 탈중앙화 금융(DeFi) 프로토콜 및 글로벌 웹3 앱과의 직접 결합을 노리는 SC 진영과, 압도적인 오프라인 가맹점 점유율을 바탕으로 일상 결제를 장악하려는 HSBC 진영의 격돌은 제도권 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의 최적 경로를 시험하는 거대한 테스트베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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