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코인 거래 대신 '미래 사건'을 사고파는 예측시장으로 몰려가고 있다. 가상자산 가격 하락이 길어지면서 거래 수수료에 기댄 수익 구조가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바이낸스US는 최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예측시장 인가를 신청했다. 블록체인닷컴과 불리시도 같은 승인을 신청하며 경쟁에 합류했다.

배경에는 깊은 시장 부진이 있다. 비트코인은 1년 새 약 28%, 이더리움은 42% 떨어졌다. 현물 거래가 줄면서 코인베이스는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칼시와 폴리마켓의 월간 합산 거래량은 올해 1월 170억달러에서 9월 720억달러로 4배 넘게 늘었다. 예측시장은 선거, 스포츠, 기준금리 등 특정 사건의 발생 여부를 계약으로 거래하는 시장으로, 미국에서는 CFTC 감독 아래 합법적으로 운영된다.

코인베이스는 지난해 12월 칼시와 손잡고 예측시장을 선보였다. 이달 6일에는 15분 단위로 코인 가격 등락을 거는 상품까지 내놨다. 올해 예측시장 매출은 1억달러(약 1465억원)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크립토닷컴은 예측시장 사업을 OG닷컴으로 분사했고, 로빈후드가 두 회사의 지분을 확보했다. OG닷컴의 가치는 50억달러로, 크립토닷컴 그룹 가치 200억달러의 4분의 1에 이른다. 제미니는 지난해 말 지정계약시장(DCM) 승인을 받았다.

거래소들이 자체 라이선스 확보에 사활을 거는 것은 수익 배분 때문이다. 외부 사업자와 제휴하면 수수료를 나눠야 하지만, 직접 라이선스를 보유하면 거래와 청산 수익을 온전히 가져갈 수 있다.

변수는 규제다. 미국 여러 주 정부는 스포츠 이벤트 계약을 도박으로 보고 있다. 이에 맞서 코인베이스는 코네티컷 등 3개 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국내에서는 예측시장이 사행성 규제에 막혀 있지만,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본격화되는 만큼 글로벌 거래소들의 사업 모델 전환은 국내 거래소의 수익 구조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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