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한국시간) 새벽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2026-27시즌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첼시와 토트넘 핫스퍼의 런던 더비. 비 내리는 그라운드 위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스코어보드만이 아니었다. 첼시 선수들의 푸른 유니폼 정중앙에 금빛으로 새겨진 ‘USDC BY CIRCLE’ 로고가 중계 화면을 통해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선명하게 노출됐다.

이날 경기는 토트넘이 후반 77분과 87분 연속 골을 터뜨리며 원정에서 2대0 승리를 거뒀다. 토트넘은 점유율 69%로 경기를 주도했고, 첼시는 경고 누적 퇴장 변수까지 겹치며 홈에서 아쉬운 패배를 안았다. 그러나 결과와 별개로, 빅매치의 중계 화면을 가득 채운 USDC 로고는 스테이블코인이 대중 스포츠 무대에 본격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EPL 역사상 첫 크립토 금융기업 메인 스폰서】

서클은 지난 8월 첼시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구단의 공식 유니폼 전면 스폰서가 됐으며, 이에 따라 2026~2027시즌부터 첼시 남자팀과 여자팀, 아카데미팀 유니폼 전면에 ‘USDC by Circle’ 로고가 들어간다. 이번 계약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크립토 금융서비스 기업이 메인 셔츠 스폰서 자리를 확보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새 유니폼은 8월 30일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과의 홈경기에서 처음 공개됐다.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올해 초 보도에 따르면 첼시는 유니폼 전면 스폰서십 대가로 연간 약 6,500만 파운드 수준을 목표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자리는 3년간 공석이었다. 

제러미 알레어 서클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인터넷처럼 돈도 전 세계 누구에게나 원활하게 작동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USDC를 만들었다"며 국경 없는 금융 비전을 공유하는 글로벌 스포츠 커뮤니티와 연결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USDC는 무엇인가】

서클은 미국 달러에 가치를 고정한 스테이블코인 USDC의 발행사로, 개인과 기업이 전 세계로 디지털 달러를 송금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서클은 뉴욕증권거래소에 CRCL이라는 티커로 상장돼 있으며 2025년 6월 주당 31달러에 기업공개를 했다. 

계약 발표 당시 기준으로 USDC 공급량은 739억 달러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약 26%를 차지했으며, 테더(USDT)는 1,834억 달러 규모였다. 또한 USDC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서명한 지니어스법(GENIUS Act) 체계 아래 운영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규제 준수'가 만든 스폰서십의 무게】

이번 계약이 주목받는 이유는 타이밍에도 있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이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에 미인가 금융업체와의 스폰서십을 경고하는 서한을 보낸 지 약 3개월 만에 이뤄진 계약이기 때문이다. 다만 써클은 USDC 자체는 영국 법률에 따라 발행되거나 규제되는 상품이 아니라고 밝혔다. 규제 친화적 이미지를 강조해 온 서클이 대중 접점을 넓히는 과정에서 투명한 정보 공개를 병행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과거 크립토 기업들의 스포츠 마케팅이 소매 투기 열풍과 맞물려 있었다면, 이번 첼시와 서클의 결합은 결제와 송금 인프라로서의 '디지털 달러'를 알리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크립토 브랜딩이 과거 프리미어리그 파트너십에서 보던 소매나 훈련복 위치에서 첼시 유니폼의 정중앙으로 옮겨갔다는 점도 업계의 위상 변화를 상징한다. 

국내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와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세계 최고 인기 리그의 메인 유니폼을 차지했다는 사실은 의미가 크다. 스테이블코인이 더 이상 투자자만의 용어가 아니라, 주말 밤 축구를 보는 일반 팬들의 눈에 익숙한 브랜드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첼시의 푸른 유니폼 위 금빛 USDC 로고는 앞으로 한 시즌 내내 전 세계 안방에서 '디지털 달러 시대'를 알리는 광고판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출처: https://blockchai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6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