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권 판단은 중국법 기준”… 피해자 구제 절차 급제동

영국 사법 당국이 중국계 대규모 폰지 사기 조직으로부터 압수한 6만 1,000여 개의 비트코인(BTC)을 둘러싼 소유권 반환 소송에서 영국 법원이 아닌 '중국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사법부의 첫 판단이 나왔다.

13일 가상자산 전문 매체 더블록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런던 고등법원의 마크 터너(Mark Turner) 판사는 전날 열린 민사 환수 예비 심리에서 중국인 투자 사기 피해자들이 제기한 비트코인 소유권 청구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준거법으로 중국법을 지정했다.

이번 판결은 6만 1,000여 개 비트코인의 최종 귀속처를 못 박은 것은 아니지만, 피해자들의 실질적인 자산 반환 가능성에 큰 타격을 준 결정으로 평가된다.

2014년 폰지 사기 수익으로 매집… 가치만 50억 달러 육박

이 사건은 2014년부터 2017년 사이 중국 전역에서 12만 8,000여 명의 피해자로부터 약 400억 위안을 가로챈 '란톈거루이' 투자 사기에서 비롯됐다. 주범 첸즈민(Zhimin Qian)은 가로챈 위안화로 거래소와 장외거래(OTC), 채굴을 통해 비트코인을 집중 매입한 뒤, 2017년 런던으로 밀입국했다.

영국 경찰은 2018년 수색을 통해 첸즈민의 거처에서 하드웨어 지갑을 압수했으며, 회수한 비트코인은 총 6만 1,245개에 달했다. 첸즈민은 자금세탁 혐의로 기소되어 지난해 11월 영국 법원에서 징역 1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사건 당시 수백억 원 수준이던 압수 비트코인의 가치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힘입어 약 38억 파운드(약 50억 달러, 한화 약 6조 8,000억 원)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중국인 피해자 1만 6,000여 명이 영국 로펌을 선임하고 2002년 영국 범죄수익법(POCA) 제281조에 따라 압수 자산이 자신들의 소유임을 확인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단순 채권 넘어 코인 물권 입증해야”… 英 정부 국고 귀속 가능성

재판의 핵심 쟁점은 준거법이었다. 피해자 측은 영국 관할 내 자산인 만큼 포괄적 신탁 법리를 인정하는 영국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영국 검찰(CPS)의 손을 들어줬다. 사기 범행과 자금 편취가 중국 영토에서 발생한 만큼 권리의 본질은 중국법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터너 판사는 "투자 사기범에게 돈을 돌려받을 권리(금전 채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사법 당국이 압수한 특정 비트코인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소유권(물권)이 자동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문제는 중국 법체계가 가상자산 거래를 원천 불법화하고 있어, 피해자들이 법적으로 비트코인이라는 특정 자산에 대한 직접 소유권을 입증하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중국 사법 관행상 피해자들은 비트코인 현물이나 상승 차익이 아닌, 최초 피해 원금(위안화)과 법정 이자 수준만 인정받을 공산이 크다.

피해자들의 소유권 입증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범죄수익법에 따라 해당 비트코인 6만 1,000여 개는 전액 영국 정부(내무부와 경찰청)로 귀속된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아캄에 따르면 현재 영국 정부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약 6만 1,245개로 미국, 중국에 이어 전 세계 정부 중 3위 규모다.

피해자 측을 대리하는 글로벌 로펌 필드피셔(Fieldfisher)는 이번 준거법 결정에 불복해 즉각 항소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천문학적인 가상자산 시세 차익의 주인을 가리는 이번 소송은 국가 간 형사 사법 공조와 가상자산 재산권 판단의 중대한 국제적 선례가 될 전망이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가상자산 및 금융투자상품 매매에 대한 투자 권유나 법적 자문 책임을 지지 않는다.



출처: https://blockchai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6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