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자택서 결박당한 트레이더… 76만 달러 코인 빼앗겨

온라인 지갑의 철통 보안을 무력화하고 가상자산 보유자의 자택을 직접 습격해 자산을 강탈하는 이른바 ‘렌치 어택(Wrench Attack)’이 유럽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13일 가상자산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X에서 활동하는 영국의 코인 트레이더 리얼리스트(@rrealist)는 최근 자택에 침입한 괴한들에게 테이프로 결박당한 채 흉기로 위협을 받아 수억 원대의 가상자산을 강탈당했다고 밝혔다.

범인들은 피해자를 강박해 일반 소프트웨어 지갑에서 약 4만 달러, 렛저(Ledger) 하드웨어 지갑에서 약 72만 달러 등 총 76만 달러(한화 약 10억 3,000만 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지정된 지갑으로 즉시 전송하도록 강요했다. 범인들은 고가의 롤렉스 시계를 훔치고 피해자의 스마트폰을 현장에서 파손한 뒤 도주했다. 피해자는 즉시 관할 경찰에 신고하고 추적을 위해 관련 지갑 주소를 공개했다.

영국에서는 앞서 2025년 12월에도 솔리헐 지역의 한 투자자 자택에 복면 괴한들이 들이닥쳐 망치로 폭행하고 임신한 아내를 흉기로 위협해 약 80만 달러 상당의 자산을 갈취하는 유사 사건이 일어난 바 있다.

손가락 절단·동남아 납치까지… 가족 노리는 극단 범죄

물리적 폭력을 동원한 가상자산 갈취 범죄는 국경을 넘어 점차 잔혹해지는 양상이다.

프랑스에서는 2025년 1월 하드웨어 지갑 제조사 렛저의 공동창업자 데이비드 발랑 부부가 납치됐다가 대테러 특수부대에 구출됐다. 같은 해 5월에는 가상자산 사업가의 아버지가 납치되어 손가락이 절단된 영상과 함께 거액의 몸값을 요구받는 사건이 벌어져 프랑스 경찰이 범인들을 검거했다. 범죄 조직들이 투자자 본인뿐만 아니라 취약한 가족을 표적으로 삼아 송금을 압박하는 수법을 쓰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 지역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블록체인 보안 기업 서틱(CertiK)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레이시아 겐팅 하이랜드에서 한국인 1명이 이동 중 납치되어 4일간 감금당했다. 납치범들은 가족에게 1,000만 USDT를 요구해 약 300만 USDT를 받아냈으나, 현지 사법 당국이 약 246만 USDT를 선제 동결·회수하고 한국인 피의자 3명을 체포했다.

2026년 상반기 52건… “주거침입 1년 새 1건에서 20건으로 폭증”

서틱이 발간한 '2026년 상반기 인텔3D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확인된 가상자산 표적 렌치 어택은 총 52건으로 전년 동기(39건) 대비 33.3% 증가했다.

범죄의 75%(39건)는 유럽에 집중되었으며, 특히 프랑스에서만 33건(63.5%)이 발생해 심각한 치안 문제로 부상했다. 공격 유형 면에서는 단순 길거리 강도에서 계획적인 '주거침입(Home Invasion)'으로 변모하는 추세가 뚜렷했다. 주거침입 사건은 2025년 상반기 1건에 불과했으나 2026년 상반기에는 20건으로 20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납치 사건도 12건에서 16건으로 늘었으며, 집계된 총 위험 노출액은 약 1억 2,410만 달러에 달했다.

SNS 자랑과 개인정보 유출 결합… “신원·거주지 분리해야”

전문가들은 디지털 보안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해커들이 뚫기 힘든 암호 시스템 대신 가장 취약한 '인간'을 직접 공략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최근 보고서에서 상거래 플랫폼이나 하드웨어 지갑 유통망 등에서 유출된 개인정보(이름, 배송 주소, 전화번호)가 다크웹에서 온체인 부유층 지갑 주소와 대조되면서 정밀 표적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수익 인증이나 특정 가상자산 콘퍼런스 참석 사진 등이 범죄의 단초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블록체인 보안 전문가는 "물리적 협박 앞에서는 하드웨어 지갑의 24자리 복구 구문도 무용지물이 된다"며 "온라인상에서 자산 규모와 개인 신원을 철저히 분리하고, 강요에 의한 단독 송금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타 지역 보관소나 가족·수탁사가 분할 승인해야 하는 '멀티시그(다중서명)' 및 '시간 지연(Time-lock)' 계좌를 필수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가상자산 및 금융투자상품 매매에 대한 투자 권유나 법적 자문 책임을 지지 않는다.



출처: https://blockchai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6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