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억 달러 증발 후 1년… 거래량 70% 줄고 차익거래 고사

가상자산 시장을 강타했던 역대 최대 규모의 연쇄 강제 청산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시장의 유동성과 헤지펀드 생태계는 여전히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2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5년 10월 10일 하루 동안 190억 달러(약 25조 6,500억 원)에 달하는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정리된 이후, 호가창에 유동성을 공급하던 전문 시장조성업체들의 자본력이 크게 위축됐다. 매수와 매도 물량을 촘촘히 받쳐주던 마켓메이커들이 몸을 사리면서 시장 전반의 거래 깊이가 얕아졌다는 평가다.

실제 거래량 침체는 장기화되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 리서치 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글로벌 현물 및 선물 합산 거래량은 대규모 청산 사태 이전과 비교해 60~70%가량 감소했다.

이 같은 거래량 실종은 기관 헤지펀드의 존립을 흔들었다. 선물과 현물 간 가격 괴리가 줄어들고 펀딩비가 바닥을 기면서, 선물 매도와 현물 매수를 결합해 무위험 이자 수익을 거두던 '캐리 트레이드(차익거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따라 운용자산 200만 달러(약 27억 원) 미만의 중소형 크립토 펀드들이 대거 문을 닫았으며, 살아남은 펀드들도 단기 변동성 위험을 피해 보수적인 퀀트 전략으로 포트폴리오를 대폭 전환했다.

인공지능으로 쏠린 투자금… ‘실제 매출 내는 프로토콜’만 생존

벤처 투자 자금이 인공지능(AI) 섹터로 대거 유출된 점도 시장 회복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빅테크 중심의 AI 인프라 구축 경쟁에 글로벌 유동성이 집중되면서 블록체인 산업 전반으로 유입되던 신규 자금줄이 크게 말라붙었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 시장의 구조적 질적 변화도 감지된다. 실체가 없던 단순 백서 위주의 프로젝트들은 가격을 회복하지 못한 채 도태되고 있는 반면, 온체인 수수료 수익을 창출하고 실제 유효 이용자를 확보한 실적 기반 프로젝트는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블록체인 투자사 판테라 캐피털의 코스모 장 제너럴 파트너는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실제 소비되고 지속 가능한 매출을 창출하는 가상자산 프로토콜만이 가치를 증명할 것"이라며 "레이어1 메인넷과 탈중앙화금융(디파이), AI 융합 인프라에서 이러한 펀더멘털 중심의 옥석 가리기가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2025년 10월 청산 사태는 투기적 레버리지로 지탱되던 가상자산 시장의 거품을 걷어내고 전통 금융 수준의 펀더멘털 평가 모델을 강제하는 변곡점이 됐다"며 "앞으로의 자금 유입은 단순 기대감이 아닌 실제 온체인 실적을 증명하는 프로젝트에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가상자산 및 금융투자상품 매매에 대한 투자 권유나 법적 자문 책임을 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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