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층 중개망 탓 실질 주주 파악 한계… 우편 위임장 비용 낭비 해소

글로벌 증권형 토큰화 플랫폼 시큐리타이즈(Securitize)가 종이 서류와 우편 중심으로 운영되던 주주총회 의결권 위임(Proxy) 절차를 블록체인 온체인 시스템으로 전면 교체하는 구상을 내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를로스 도밍고 시큐리타이즈 최고경영자(CEO)는 전통 증권시장의 복잡한 위임장 절차를 대체할 '블록체인 기반 실시간 주주명부' 도입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글로벌 주식시장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면 증권사와 수탁은행, 중앙예탁결제기관을 거쳐 예탁원에 명의상 주주로 등록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자신의 주식을 실제로 보유한 최종 투자자가 누구인지 즉각 확인하기 어렵고, 실질 주주와의 직접 소통에도 단절을 겪어왔다.

이로 인해 금융의 디지털화에도 불구하고 주주총회 소집 통지나 의결권 위임장 발송, 주요 공시 자료 전달 등에는 여전히 막대한 비용을 들여 종이 서류를 우편으로 부치는 구시대적 방식이 지속됐다.

도밍고 CEO는 실질 주주의 소유권을 블록체인 장부에 실시간 분산 기록함으로써, 상장기업이 복잡한 중개기관을 거치지 않고 실제 투자자와 직접 연결되는 투표 및 공시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총 투표부터 배당금 지급까지… '자본시장 백오피스' 온체인화

주주명부가 블록체인으로 전환되면 주총 의결권 행사를 넘어 기업과 주주 간의 모든 상호작용이 단일 레일로 통합된다.

주주 자격 검증부터 안건 배포,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한 실시간 투표 집계가 몇 초 만에 완료될 수 있다. 주주명부와 지갑 주소가 직접 연동되므로 배당락일에 맞춰 스테이블코인이나 토큰화 예금으로 배당금을 즉시 자동 분배하는 프로그래머블 배당도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안을 계기로 실물연계자산(RWA) 토큰화 시장의 경쟁 축이 근본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까지의 토큰화가 24시간 연중무휴 거래, 결제 주기 단축(T+0), 소액 분할 투자 등 '거래 체결' 영역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주주 관리와 명의개서 등 '자본시장 후선 업무(Back-office)' 전반을 혁신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개인정보 보호·예탁원 연계 숙제… “소유권 관리 기술로 진화”

다만 온체인 주주명부가 전면 상용화되려면 넘어야 할 제도적·기술적 과제도 적지 않다.

투명하게 공개되는 퍼블릭 블록체인의 특성상 주주의 자산 내역과 실명이 외부에 노출될 수 있어, 영지식 증명(ZKP) 등을 접목한 정교한 개인정보 보호 설계가 필수적이다. 각국 금융당국의 명의개서 규제 완화와 기존 중앙예탁결제기관의 제도적 협조 역시 핵심 선결 과제로 꼽힌다.

시장 전문가들은 "토큰화 기술이 기존 증권을 블록체인에서 거래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 권익 보호 인프라로 역할을 넓히고 있다"며 "향후 토큰화 시장의 패권은 자산을 얼마나 많이 발행하느냐보다 발행된 자산의 주주 권리를 온체인에서 얼마나 매끄럽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가상자산 및 금융투자상품 매매에 대한 투자 권유나 법적 자문 책임을 지지 않는다.



출처: https://blockchai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6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