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러 “클래리티법 정체… 규제 주도권, SEC·CFTC로 넘어가”

미국 가상자산 포괄 규제 법안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 미 상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초되면서, 향후 가상자산 규제의 주도권이 의회 법률이 아닌 연방 규제 당국의 ‘행정 규칙’으로 급속히 회귀하고 있다. 17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회장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X)를 통해 의회의 입법 추진 동력이 사실상 상실됐다고 진단했다.

세일러 회장은 “클래리티 법안이 교착 상태에 빠진 만큼, 이제 시장은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재무부가 현행법에 근거해 추진하는 행정 규정 제정에 운명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의회가 가상자산의 기술적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단일 법률을 제정해 주기만을 기다리기보다, 기존 금융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집행하는 관료 조직의 가이드라인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구원투수 잃은 업계… 당국 ‘행정 가이드라인’ 제정 가속

그동안 가상자산업계는 클래리티 법안을 가상자산의 법적 지위를 확립하고 지루한 사법 리스크를 끝낼 '구원투수'로 기대해 왔다. 토큰의 증권성 여부를 가르는 명확한 잣대를 세우고, 암호화폐 주무 감독 권한을 SEC와 CFTC로 명확히 분장해 규제 남발을 막아줄 방파제가 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5일(현지시간) 상원 본회의 심의를 위한 토론종결(Cloture) 표결에서 찬성 49표 대 반대 50표로 60표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연내 입법은 사실상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규제 공백을 메우기 위한 당국의 독자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실제로 마이클 셀리그 CFTC 위원장은 최근 “의회 입법이 지연되면 당국의 기존 관할권을 활용해 자체적인 시장 규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는 등 SEC와 CFTC가 행정 규칙을 통한 규제망 구축에 본격 착수한 상태다.

비트코인은 제도권 금융 연계 지속… 알트코인 ‘사법 리스크’ 장기화

전문가들은 의회의 입법 실패가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무조건적인 악재로 작용하기보다는, 자산별 명암을 가르는 극심한 차별화 장세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상품(Commodity)으로서의 지위가 확고한 비트코인의 경우 의회 입법이 없더라도 현행 행정 규칙의 테두리 안에서 전통 은행들의 커스터디(수탁) 서비스 및 담보 대출 상품 확대가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세일러 회장 역시 입법 좌초를 비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규제 불확실성 속에서 기관 자금이 합법적 지위가 분명한 비트코인으로 한층 더 집중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반면 발행 주체가 존재하고 거래 구조상 증권성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한 다수의 알트코인과 디파이(DeFi) 프로젝트들은 SEC의 미등록 증권 제소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입법을 통한 일괄 구제가 무산된 만큼, 개별 프로젝트들이 당국의 까다로운 법적 잣대와 사법 리스크를 온몸으로 방어해야 하는 혹독한 검증기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가상자산 및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권유나 법적 자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출처: https://blockchai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7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