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은행 제친 테더… 美 골드닷컴에 15억 달러 ‘금 리스’ 공급

세계 최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T 발행사인 테더(Tether)가 미국 대형 귀금속 거래 기업에 15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며 전통 원자재 대출 시장의 새로운 거손으로 급부상했다.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나스닥 상장 귀금속 거래업체 골드닷컴(Gold.com)이 지난 6월 말 기준 보유한 귀금속 리스 부채 17억 달러 가운데 대부분을 테더가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시에 따르면 골드닷컴이 테더에 지급해야 할 금 리스 미지급금 및 선수금 규모는 약 14억 5,000만 달러에 달한다. 앞서 테더는 올해 초 1억 5,000만 달러를 투입해 골드닷컴 지분 약 13%를 인수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사는 단순 자금 조달을 넘어 실물 귀금속 상호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테더가 사들인 대규모 실물 금을 골드닷컴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금고 시설에 분산 보관하는 등 밀착 행보를 이어왔다.

금 146톤 쌓은 테더… ‘무수익 자산’에서 현금흐름 뽑아낸다

테더의 이 같은 행보는 자체 보유 중인 천문학적인 실물 금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한 포석이다. 테더는 USDT 발행 대금으로 미국 단기 국채와 비트코인을 대거 사들인 데 이어, 지난해부터 전 세계 중앙은행보다 빠른 속도로 금을 쓸어 담았다. 6월 기준 테더의 금 보유량은 146톤으로, 현재 국제 금 시세 기준 평가액이 200억 달러(약 27조 원)를 웃돈다.

전통적으로 실물 금은 보유하더라도 이자나 배당이 발생하지 않고 도리어 막대한 보관·보험 비용이 들어가는 대표적인 ‘무수익 자산’으로 꼽힌다. 그러나 테더는 보유 금을 원자재 가공·유통사에 빌려주는 ‘금 리스(Gold Lease)’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금을 매각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거두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테더는 최근 스위스 주요 금 제련업체들과도 대출 및 금융 조달 방안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 금리 6%인데 ‘연 1.75%’ 파격 제공… 실물 원자재 금융 장악 노려

테더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기존 월가 은행들을 압도하는 막강한 가격 경쟁력이다. 양사가 체결한 1억 달러 규모의 금 리스 계약 금리는 연 1.75% 수준으로 확인됐다. 골드닷컴이 통상적인 미국 상업은행에서 단기 운전자금을 대출받을 때 부담하던 약 6%대의 신용공여 금리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금 리스는 보석업체나 제련소 등 대규모 실물 재고를 상시 확보해야 하는 기업들이 현금 부족을 해소하고 가격 변동 위험(헤지)을 덜어내기 위해 필수적으로 활용하는 수단이다. 그레그 로버츠 골드닷컴 최고경영자(CEO)는 “달러 신용공여보다 훨씬 저렴한 유동성을 확보함으로써 기업 운영 마진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IB)들이 독점해 왔던 수조 원대 원자재 금융 시장에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금 중앙은행’ 역할을 자처하며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및 귀금속 자산에 대한 투자 권유나 법적 자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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