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받는 홍콩달러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금융으로 진입…4분기 토큰화 MMF 결제 시작, 24시간 온체인·국경 간 결제로 활용 확대

홍콩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글로벌 대형은행이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영국계 글로벌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의 홍콩 법인이 홍콩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HKDAP’의 판매대리를 맡으면서 은행권과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결제 시스템의 결합이 한 단계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사례는 단순히 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취급하는 수준을 넘어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 결제, 기업 자금관리, 국경 간 송금 등 실제 금융 업무에 스테이블코인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스탠다드차타드 홍콩은 24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앵커포인트(Anchorpoint)가 발행하는 홍콩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HKDAP의 판매대리 업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은행이 HKDAP의 판매대리를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달러와 연동되는 ‘HKDAP’…은행권 유통 시작

HKDAP는 ‘HKD at Par’를 의미하며 홍콩달러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규제 대상 스테이블코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일반적으로 법정화폐나 특정 자산의 가치에 가격을 연동하는 디지털 자산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가격이 큰 폭으로 움직이는 암호화폐와 달리 결제와 송금, 자금관리 등 금융 인프라에서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는 글로벌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가 직접 판매대리 역할을 맡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우선 적격 기관투자자와 파트너를 대상으로 HKDAP의 유통 및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수개월 동안 HKDAP를 실제 금융업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상업적 활용 사례도 단계적으로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홍콩의 스테이블코인 정책이 단순히 발행 라이선스를 제공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은행과 자산운용사, 기업들이 사용하는 금융 인프라 구축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24시간 움직이는 ‘디지털 홍콩달러’…기존 은행 결제와 무엇이 다른가

스탠다드차타드가 주목하는 HKDAP의 핵심 특징 중 하나는 24시간 작동하는 온체인 결제 기능이다.

기존 금융시스템에서는 은행 영업시간이나 국가별 결제망 운영시간, 중개은행 등으로 인해 거래 완료까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반면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기술적으로 24시간 이전과 결제가 가능하다.

스탠다드차타드는 HKDAP를 ‘프로그래머블하고 상호운용 가능한 온체인 결제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앵커포인트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단순히 홍콩달러를 디지털 형태로 옮겨놓는 것에 그치지 않고 특정 금융거래 조건과 결제를 자동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금융 인프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방식이 본격적으로 적용될 경우 자산의 거래와 대금 결제가 서로 다른 시스템에서 처리되면서 발생하는 시간차와 운영비용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4분기부터 토큰화 MMF 결제 추진

가장 먼저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토큰화 머니마켓펀드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올해 4분기 국내외 주요 자산운용사와 함께 토큰화 MMF의 청약 및 결제에 HKDAP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머니마켓펀드는 단기 금융상품 등에 투자하는 펀드이다. 이를 블록체인 기반 토큰 형태로 발행하고 결제수단까지 스테이블코인으로 연결하면 투자자산과 결제수단 모두 온체인 환경에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기존 금융시스템에서는 펀드 매수 주문과 실제 자금 결제가 서로 다른 인프라를 거쳐 처리될 수 있지만 토큰화된 펀드와 스테이블코인을 결합하면 이러한 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연결할 가능성이 생긴다.

이번 계획이 중요한 이유는 스테이블코인의 활용처가 단순한 암호화폐 거래를 넘어 전통 금융상품의 청약과 결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자금관리에도 활용…그룹 내부 결제 확대

스탠다드차타드는 HKDAP를 그룹 내부의 재무 및 유동성 관리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이나 금융회사는 여러 국가와 법인에 자금을 분산해 보유하기 때문에 필요한 곳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재무업무가 된다.

HKDAP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온체인에서 자금을 이전하면서 유동성을 보다 빠르게 관리하는 새로운 방식이 가능해질 수 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초기 활용 사례를 검증한 뒤 그룹 내부 결제 시스템을 자체 글로벌 네트워크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결국 HKDAP를 고객에게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은행 스스로도 실제 자금관리 인프라에 활용하려는 것이다.

국경 간 송금도 겨냥…스테이블코인의 핵심 시장

또 하나의 핵심 활용처는 크로스보더 결제, 즉 국경 간 송금이다.

현재 국제송금은 여러 금융기관과 결제 네트워크를 거치면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이용해 자산을 직접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권에서는 국경 간 결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홍콩은 중국 본토와 글로벌 금융시장을 연결하는 금융 허브라는 특성이 있어 홍콩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기업 간 국제결제에 활용될 경우 시장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역시 HKDAP를 통해 자본 이동의 효율성을 높이는 크로스보더 결제 활용 사례를 개발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단순 판매사가 아니다

이번 사업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스탠다드차타드와 HKDAP 발행사 앵커포인트의 관계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단순히 외부 업체가 만든 스테이블코인을 판매하는 은행이 아니다.

앵커포인트는 2025년 2월 스탠다드차타드 홍콩과 홍콩 통신 대기업 HKT, 블록체인 기업 애니모카브랜즈(Animoca Brands)가 공동으로 설립한 합작회사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앵커포인트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즉 스탠다드차타드는 HKDAP 생태계에서 발행사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면서 동시에 은행권 유통과 실제 금융 활용까지 담당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앵커포인트는 올해 4월 홍콩금융관리국으로부터 스테이블코인 발행 라이선스를 획득한 초기 사업자 가운데 하나로 소개됐다.

이는 HKDAP가 민간에서 임의로 발행되는 디지털 토큰이 아니라 홍콩의 규제 체계 안에서 운영되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직접 다루는 시대 열리나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스테이블코인은 주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나 알트코인을 사고팔기 위한 거래수단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와 송금, 토큰화 자산 거래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현금으로 바라보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이번 HKDAP 사례에서는 특히 은행이 직접 판매대리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기관투자자가 규제된 금융기관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지면 기존 암호화폐 시장과 전통 금융시장 사이의 경계가 더욱 빠르게 좁혀질 가능성이 있다.

스탠다드차타드·HSBC, 이미 토큰화 예금 실험도 진행

스탠다드차타드의 움직임은 HKDAP 하나에 국한되지 않는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최근 HSBC와 함께 SWIFT가 운영하는 블록체인 기반 원장 환경에서 토큰화 예금을 이용한 은행 간 국경 간 거래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금은 비슷해 보이지만 구조적으로는 차이가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별도의 발행사가 준비자산 등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디지털 결제수단인 반면 토큰화 예금은 기존 상업은행 예금을 블록체인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토큰 형태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은행들이 두 방식을 동시에 실험하고 있다는 것은 향후 디지털 금융시장에서 하나의 결제수단만 살아남기보다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금,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이 용도에 따라 공존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홍콩, 스테이블코인 경쟁의 핵심 무대로 부상

홍콩이 규제 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은행들이 실제 사업에 참여하면서 아시아 스테이블코인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HKDAP 사업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했다’는 사실보다 ‘어디에 실제로 사용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토큰화 MMF 청약과 결제, 기업 유동성 관리, 그룹 내부 자금 이동, 국경 간 결제까지 연결하려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활용 사례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홍콩달러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거래소 내부에서만 사용되는 자산이 아니라 기존 금융시장과 블록체인 금융시장을 연결하는 결제 인프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올해 4분기로 예정된 주요 자산운용사와의 토큰화 MMF 청약·결제는 HKDAP의 실제 활용성을 확인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스탠다드차타드의 참여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경쟁이 ‘누가 코인을 발행하느냐’에서 ‘누가 은행·자산운용·국제결제 시스템과 연결된 실제 사용처를 확보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HKDAP가 기관투자자와 글로벌 기업의 실질적인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을 경우 홍콩은 아시아의 디지털자산 및 토큰화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한층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해당 내용은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해석되어야 합니다.

 



출처: https://blockchai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