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샌디스크·SK하이닉스 급락에 기존 저가매수 패턴 깨져…스트래티지·코인베이스·비트코인 ETF로 자금 유입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포착됐다.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 관련 종목이 하락할 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섰던 바이낸스 이용자들이 이번에는 오히려 매도에 나선 반면,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관련 주식에는 신규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과 인공지능(AI) 투자 부담에 대한 우려가 기술주를 압박하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단기간 강하게 반등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상자산 관련 자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낸스리서치가 20일 공개한 주식 관련 상품의 주간 자금 흐름 분석에 따르면 지난 8월 13일부터 19일까지 바이낸스 플랫폼에서 총 4,200만달러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3주 연속 자금 순유출이 이어졌지만 규모 자체는 직전 주의 8,200만달러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이번 분석에서 더욱 주목할 부분은 단순한 자금 유출 규모가 아니다. 바이낸스리서치는 투자자들이 어떤 시장 상황에서 어떤 자산을 매도하고 다시 어디로 이동했는지에 주목했다.
그 결과 기존 투자 패턴과 다른 움직임이 나타났다.
나스닥 떨어지면 샀던 투자자들…이번에는 팔았다
분석 기간 동안 미국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QQQ는 1.1% 하락했다.
그동안 바이낸스 이용자들은 나스닥100이 하락하면 오히려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경향을 보였다.
최근 11주 동안 QQQ가 하락했던 주에는 평균 약 1억6,5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시장이 떨어질수록 추가 매수에 나서는 이른바 ‘바이 더 딥(Buy the Dip)’ 성향이 뚜렷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QQQ가 하락했음에도 자금이 순유출되면서 기존 패턴에서 처음으로 벗어났다.
투자자들이 단순한 가격 조정을 매수 기회로 판단하기보다 기술주에 대한 위험 자체를 줄이기 시작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술주에서 6,230만달러 빠졌다…12주 최대 규모
가장 강한 매도세가 나타난 곳은 기술주였다.
기술 섹터에서는 한 주 동안 6,23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직전 주 1,870만달러와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한 규모이며 최근 12주 가운데 최대 수준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관련 종목에서 매도세가 집중됐다.
마이크론(Micron), 샌디스크(SanDisk)를 비롯한 메모리 관련 주식과 ETF가 바이낸스 플랫폼 내 거래 규모 상위권을 차지했다.
메모리 관련 주식들은 17일까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18일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급격하게 바뀌었다.
마이크론은 약 7%, 샌디스크는 약 9% 하락했으며 한국의 SK하이닉스 역시 9.2%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미국 장기금리 상승과 AI 투자 부담이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5.33%까지 상승하며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금리가 상승하면 미래 성장 기대가 주가에 크게 반영되는 기술주는 상대적으로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월스트리트저널이 대형 기술기업들이 약 3조달러 규모의 장부 밖 AI 관련 투자 약정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한 시점까지 겹치면서 AI와 반도체 관련 기업의 막대한 투자 규모에 대한 경계심도 확대됐다.
떨어지면 사던 메모리株…이번에는 ‘손절·차익실현’
바이낸스리서치가 특히 주목한 것은 투자자들의 행동 변화이다.
과거 바이낸스 이용자들은 메모리 관련 주식이 크게 하락하면 매도하기보다는 추가 매수하는 경향을 보였다.
가격이 떨어질 때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는 저가매수 전략이 반복됐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하락에서는 처음으로 강한 매도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단기 가격 조정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메모리와 AI 관련 종목의 위험을 이전보다 크게 평가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에서 빠져나온 자금의 일부는 최근까지 약세를 보였던 가상자산 관련 종목으로 향했다.
스트래티지 790만달러 유입…가상자산 관련주에 매수세
단일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곳은 비트코인 대량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Strategy)였다.
스트래티지에는 한 주 동안 79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코인베이스(Coinbase)에도 200만달러가 유입됐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인 iShares Bitcoin Trust(IBIT)에는 240만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바이낸스리서치의 이번 조사에서 비트코인 ETF에 순유입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도 강한 반등을 나타냈다.
비트코인은 17일 약 6만3,0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됐지만 19일에는 7.7% 상승하면서 6만8,000달러를 넘어섰다.
가상자산 관련주도 함께 움직였다.
같은 날 스트래티지는 13%, 코인베이스는 11% 급등했다.
결국 메모리 반도체 관련주에서 매도세가 나타난 시점과 비트코인 및 가상자산 관련 자산으로 매수세가 유입된 시점이 맞물린 셈이다.
비트코인 자체에 투자하려는 움직임도 포착
이번 자금 흐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단순히 코인베이스와 같은 가상자산 기업 주식만 오른 것이 아니라 비트코인 현물 ETF에도 실제 자금이 유입됐다는 점이다.
IBIT에 240만달러가 유입되면서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산업의 개별 기업뿐 아니라 비트코인 가격 자체에 대한 노출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특히 스트래티지는 막대한 비트코인을 기업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어 주가가 비트코인 가격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인 종목으로 꼽힌다.
따라서 스트래티지와 비트코인 ETF에 동시에 자금이 유입된 것은 최근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대한 노출을 확대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다만 이번 분석은 바이낸스 플랫폼 내 특정 상품의 일주일간 자금 흐름을 분석한 결과인 만큼 전체 글로벌 투자자들의 움직임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사는 코인 관련주도 달랐다…서클은 3주 연속 매도
모든 가상자산 관련 종목에 자금이 들어온 것은 아니다.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Circle) 주식은 3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바이낸스리서치는 이러한 차이를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시장 전체의 상승에 투자하면서도 특정 프로젝트나 발행기업에 대한 위험은 별도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즉 ‘가상자산 관련주라면 모두 매수한다’는 움직임이 아니라 비트코인이나 시장 전체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 자산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스트래티지와 비트코인 ETF를 매수하면서 서클을 매도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개별 기업 위험보다 비트코인 시장 전체에 대한 익스포저를 선호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개별 기술주는 팔고 QQQ는 샀다
주식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개별 기술주에서는 대규모 매도가 발생했지만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QQQ ETF에는 오히려 78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ETF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자금 유입이었다.
이는 투자자들이 기술주 전체에서 완전히 빠져나오기보다는 마이크론이나 샌디스크 같은 개별 종목의 위험을 줄이고 나스닥100 전체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선택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반도체와 한국 주식시장에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SOXL과 KORU에도 매수세가 나타났다.
반면 일부 개별 종목과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는 ETF에서는 매도가 발생했다.
즉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단순한 ‘위험자산 전부 매도’보다는 종목과 상품을 선별하는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 5.33%…현금성 자산에도 돈 몰렸다
한편 투자자들은 가상자산과 주식에만 자금을 투입하지 않았다.
안전자산 성격이 강한 단기 미국 국채 ETF에도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19년 만의 높은 수준까지 상승한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은 장기채보다 초단기 국채를 선택했다.
미국 초단기 국채 ETF인 BIL에는 기존 순유입이 거의 없던 상태에서 370만달러가 새롭게 유입됐다.
SGOV에도 210만달러가 들어왔다.
이는 현재 투자자들이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의 반등 가능성을 노리는 동시에 일부 자금은 단기 국채에 배치해 시장 변동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기술주를 매도한 자금이 전부 가상자산으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관련주, 지수 ETF, 단기 국채 등으로 분산되고 있는 것이다.
메모리에서 비트코인으로…일시적 이동일까 새로운 흐름일까
이번 바이낸스리서치 자료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투자자들의 기존 행동 패턴이 깨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 주가가 하락하면 추가 매수했던 투자자들이 이번에는 처음으로 매도로 대응했다.
반대로 최근까지 약세를 이어왔던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관련 종목에는 신규 매수세가 유입됐다.
비트코인이 6만3,000달러 수준에서 6만8,000달러 이상으로 반등하면서 스트래티지와 코인베이스 역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자금 이동과 맞물렸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최근 기술주와 AI·반도체에 집중됐던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시장으로 일부 이동할 가능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아직은 단 한 주 동안 나타난 변화라는 점에서 추세 전환을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PCE·잭슨홀·엔비디아 실적까지…비트코인 방향 가를 변수 줄줄이
향후 시장에서는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와 통화정책 일정이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7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비롯해 잭슨홀 회의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관련 발언, 엔비디아 실적 발표 등이 예정돼 있다.
9월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개최된다.
특히 최근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이 기술주 하락의 주요 변수로 작용한 만큼 향후 금리 움직임이 중요하다.
바이낸스리서치는 앞으로 QQQ가 추가 하락할 경우에도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이 이어지는지, 메모리 관련주에서 다시 저가매수가 나타나는지, 스트래티지·코인베이스·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매수세가 지속되는지를 주요 관전 포인트로 제시했다.
결국 이번 데이터는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일괄적으로 버리고 있다는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메모리 반도체와 일부 개별 기술주의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관련 자산, 지수 ETF와 단기 국채로 자금을 재배치하는 선택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이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비트코인 ETF에 처음으로 순유입이 확인되고 스트래티지와 코인베이스에도 동시에 자금이 들어왔다는 점에서 이번 움직임이 일시적인 저가매수에 그칠지, 가상자산 시장으로의 본격적인 자금 이동으로 발전할지가 향후 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해당 내용은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해석되어야 합니다.
출처: https://blockchai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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