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집무실서 터져 나온 공개 압박: "중국 앞서려면 클래리티법 통과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원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디지털자산 포괄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의 조속한 의회 통과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 타일러·캐머런 윙클보스 제미니 창업자 등 주요 암호화폐 및 핀테크 업계 수장들과 금융 규제 수장들이 대거 집결한 가운데 "의회는 공정한 형태의 클래리티법을 즉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천명했다. 그는 해당 법안을 "우리가 중국을 비롯한 모든 경쟁국을 앞서 나갈 수 있게 해줄 매우 강력하고 체계적인 입법"으로 규정하며, 미국이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분야에서 절대적인 세계 선두 지위를 굳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발언은 가상자산 정책의 프레임을 단순한 '국내 금융 소비자 보호 및 산업 규제'에서 '미·중 간 글로벌 디지털 금융 패권 전쟁'으로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중대한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백악관이 직접 나서서 클래리티법을 국가 안보 및 경제 경쟁력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격상시킴으로써, 여름 휴회 이후 상원 본회의 심의 절차를 앞두고 지지부진하던 의회 입법 동력에 강력한 불을 지피겠다는 계산이다.

규제 공백 끝낼 시장구조 법안: SEC·CFTC 관할 명확화와 자본 유치

클래리티법은 미국 디지털자산 산업이 수년간 겪어온 가장 큰 족쇄인 '규제 불확실성'을 원천 해소하기 위한 연방 차원의 게임 체인저다. 특정 가상자산이 투자계약증권(Securities)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상품(Commodity)으로 분류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감독 관할권을 명확히 배분하는 것이 골자다. 그동안 개별 법원 소송과 집행 조치에 의존해 오던 규제 환경을 법률 기반의 제도권 금융 시장으로 전환시키는 핵심 주춧돌이다.

앞서 지난해 제정된 '지니어스법(GENIUS Act)'이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과 발행 라이선스 등 이른바 '디지털 달러'의 유통 규칙을 확립했다면, 클래리티법은 토큰 발행부터 탈중앙화금융(DeFi), 실물자산(RWA) 토큰화, 거래소 운영까지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운동장을 완성하는 역할을 맡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연방 표준을 세계 최초로 완비함으로써 전 세계의 블록체인 유니콘 기업과 글로벌 기관 자본을 미국 영토 내로 블랙홀처럼 끌어들이겠다는 '크립토 수도(Crypto Capital)' 구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상원 문턱 앞둔 정치적 암초: 공직자 윤리 조항과 11월 중간선거 시한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클래리티법이 최종 입법 문턱을 넘기까지는 넘어야 할 정치적 장벽이 만만치 않다. 하원을 초당적 지지로 통과한 것과 달리, 상원에서는 공화당의 근소한 우위(53석) 속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뚫을 수 없는 60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가상자산 사업 관여와 관련된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 윤리 조항, 스테이블코인 보유에 따른 이자 지급 허용 여부를 두고 양당 간의 이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여기에 오는 11월 중간선거 일정이 임박하면서 의회가 본격적인 선거 정국으로 전환될 경우 입법 시간이 사실상 9~10월로 한정된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만약 이번 회기 내에 상원 표결을 마무리 짓지 못할 경우 법안은 차기 의회로 넘어가 장기 표류할 위험이 크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 든 '대중국 패권 카드'가 민주당 온건파 의원들의 초당적 찬성을 이끌어내며 9월 상원 토론종결 표결을 돌파할 촉매가 될 수 있을지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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