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달러 숏스퀴즈의 명암: 파생상품 연료 소진과 미결제약정 정체

비트코인(BTC)이 단숨에 7만 2000달러 선을 상향 돌파하며 강한 반등세를 연출했다. 미국 국채 금리 하락과 달러화 약세,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친화적 정책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러나 이번 폭등의 직접적인 엔진은 신규 자본의 유입보다는 대규모 강제 청산이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기업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전 세계 선물 시장에서 무려 30억 달러가 넘는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정리되었으며, 특히 하락에 베팅했던 숏 포지션이 연쇄 청산되는 '숏 스퀴즈(Short Squeeze)'가 시세 분출을 견인했다.

문제는 숏 스퀴즈 이후 시장의 체력이다. 대규모 청산 폭풍이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의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은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진입한 신규 롱(매수) 자금이 시장을 주도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숏 포지션 물량이 튕겨 나가면서 발생한 일시적 가격 견인 효과였음을 시사한다. 아담 매카시 LO 리서치 책임자는 "숏 포지션이라는 상승 연료가 상당 부분 소진된 상황"이라며 "다음 레벨로의 도약은 파생상품의 강제 청산이 아닌 오직 실제 매수세 유입으로만 증명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ETF 투자자 평단가 8만 2465달러: 상단 매물 부담과 현물 자금 유입 시험대

향후 지속 가능한 랠리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와 현물 거래소로의 실질 자금 유입이다. 온체인 분석 기업 글래스노드(Glassnode)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자들의 평균 매입단가는 약 8만 2465달러로 추산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IBIT 투자자 평단가는 약 8만 2206달러, 피델리티의 FBTC는 약 7만 3447달러 수준이다. 최근의 급등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기관 및 리테일 ETF 투자자들은 여전히 평가손실 구간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이러한 평단가 구조는 가격이 7만 5000~8만 달러 구간에 진입할 때마다 강력한 원금 회수 및 차익 실현 매물벽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여기에 주식 발행을 통해 비트코인을 대거 매집해 오던 디지털자산 재무전략 상장사들의 자금 조달 여력이 이전 상승장 대비 다소 둔화된 점도 부담 요인이다. 재스퍼 드 메어 윈터뮤트 장외거래(OTC) 트레이더는 "현재 시세를 방어하고 추세적 상승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ETF 순유입액과 현물 호가창을 채우는 실질 매수세의 연속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7만 달러 안착과 잭슨홀 미팅: 매크로 분수령 속 방향성 탐색

단기적으로는 파생옵션 시장의 만기 포지션과 글로벌 거시경제 이벤트가 변동성을 촉발할 전망이다. 현재 옵션 시장에서는 7만 달러 콜옵션과 6만 달러 풋옵션에 미결제약정이 집중되어 있어, 가격이 해당 구간을 위협할 경우 시장조성자(MM)들의 델타 헤지 물량으로 인해 하방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확대될 위험이 존재한다.

더불어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연례 잭슨홀 심포지엄이 시장의 중대 분수령으로 꼽힌다. 특히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첫 공식 참석과 통화정책 발언 수위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로 유동성 환경에 숨통이 트인 가운데, 잭슨홀 이전까지 현물 순매수 자금이 7만 달러 지지선을 견고하게 방어해 낼 수 있을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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