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가 자체 제시했던 유니스왑(Uniswap) 목표가를 스스로 뒤집었다.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UNI 토큰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프리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디지털자산 리서치 총괄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유니스왑과 로빈후드의 협업이 기대치를 웃도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2030년 UNI 목표가로 제시했던 100달러가 오히려 보수적인 수치였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자산운용사가 목표가를 상향할 여지를 먼저 꺼내든 것은 이례적인 대목이다.

핵심은 소각 구조다. 더블록 보도에 따르면 로빈후드와 연동된 수수료 전환(fee switch) 기능이 지난 7월 27일 가동에 들어간 이후, UNI 소각 물량은 종전 대비 약 두 배로 뛰었다. 연간 환산 기준 9000만달러 규모이며, 수량으로는 약 2500만 UNI에 해당한다. 현재 시세를 적용하면 전체 유통 물량의 4%를 웃도는 규모가 매년 시장에서 영구히 제거된다는 의미다.

다만 켄드릭 총괄은 지금의 소각 속도가 그대로 유지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토큰 가격이 오를수록 동일한 달러 금액으로 태울 수 있는 수량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는 UNI 가격이 2026년 말 목표가인 6.50달러에 도달하는 시나리오에서도 연환산 소각률은 2.2%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속도가 절반 이하로 둔화되는 셈이지만, 그마저도 장기적으로는 상당히 높은 수치라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주목할 부분은 확장 가능성이다. 켄드릭 총괄은 로빈후드와 유사한 형태의 파트너십이 추가로 성사될 경우 UNI 소각에 미치는 영향은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형 브로커리지나 핀테크 플랫폼이 유니스왑의 유동성을 후단에 끌어다 쓰는 구조가 늘어날수록, 프로토콜 수수료가 자동으로 토큰 소각으로 흘러드는 파이프라인이 굵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디파이(DeFi)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탈중앙화 거래소(DEX)의 수익 모델이 실제 토큰 가치로 환원되는 첫 대형 검증 사례로 보고 있다. 그동안 거버넌스 토큰은 의결권 외에 뚜렷한 현금흐름 연결고리가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나, 수수료 전환은 프로토콜 매출과 토큰 수급을 직접 묶는 장치로 작동한다. 알트코인 시장 전반에서 유사한 설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될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물론 변수도 남아 있다. 소각 규모는 결국 거래량에 연동되는 만큼, 시장 침체로 온체인 거래가 위축되면 수치는 빠르게 후퇴할 수 있다. 규제 환경과 파트너사의 정책 변화 역시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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