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 거래 70% 장악한 런던, 상하이·홍콩 추격에 시장 현대화 추진…수개월 내 규제 방향 제시 전망
영국이 실물자산 토큰화(RWA) 시장의 핵심 자산으로 금을 주목하고 있다. 세계 금 거래의 중심지인 런던이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화된 금’을 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규제 체계 마련에 나서면서 글로벌 금 시장의 디지털 전환 경쟁이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은 금 토큰화에 초점을 맞춘 규제 체계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미 대형은행을 포함한 금융업계 관계자들과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FCA는 향후 수개월 안에 토큰화된 금과 관련한 규제 기준 및 정책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움직임은 단순히 새로운 가상자산 상품을 허용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영국이 기존 금 시장의 강점을 블록체인과 결합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런던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금을 블록체인 위로…도매 금융시장 담보 활용 검토
영국 당국이 주목하는 핵심 분야 가운데 하나는 토큰화된 금을 도매 금융시장의 담보 자산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FCA는 현재 금융업계를 대상으로 토큰화된 금이 실제 도매 금융거래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금 토큰화는 실물 금에 대한 소유권이나 경제적 권리를 블록체인상의 디지털 토큰 형태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실물자산을 디지털화한다는 점에서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RWA 토큰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FCA는 물리적인 금 현물 거래 자체를 직접적으로 규제할 권한은 갖고 있지 않다. 반면 공개시장에서 거래되는 금 연계 파생상품과 상장지수상품(ETP) 등에 대해서는 규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금융 규제 체계에서 토큰화된 금을 어떤 자산으로 분류하고 어떤 방식으로 감독할지가 주요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이 장외거래(OTC)를 진행할 때 금 토큰을 담보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기존 실물 금의 보관과 이동, 소유권 확인 과정에서 발생했던 비효율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런던 금 시장 지키기 나선 영국…상하이·홍콩 추격 의식
영국이 금 토큰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글로벌 금 시장의 주도권 경쟁도 자리하고 있다.
런던은 세계 금 거래의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글로벌 금 거래 중심지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존 런던 중심의 시장 구조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FT에 따르면 한 관계자는 상하이와 홍콩에서 상당한 경쟁 압력이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상하이가 글로벌 금 도매시장의 핵심 허브로 성장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런던이 기존 거래 방식에만 의존하고 토큰화와 디지털 금융 인프라 도입에 뒤처질 경우 장기적으로 글로벌 금 시장의 영향력을 다른 금융 중심지에 빼앗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 토큰화는 단순한 블록체인 기술 도입이 아니라 런던 금융시장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도 해석된다.
FCA·영란은행 이미 공동 작업…연내 로드맵 나온다
영국 금융당국의 토큰화 움직임은 이미 본격적인 정책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FCA와 영란은행(BOE)은 지난 5월 18일 도매 금융시장의 토큰화와 관련한 공동 의견수렴 문서를 공개했다.
해당 문서는 채권과 주식, 펀드 지분 등 토큰화된 증권을 주요 대상으로 다루고 있지만 담보 자산의 적격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토큰화된 금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특히 장외거래에서 토큰화된 금과 머니마켓펀드(MMF)를 담보로 활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장점을 인정하고 관련 업계 표준 마련을 추진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관련 의견수렴은 지난 7월 3일 종료됐으며 FCA와 영란은행은 올해 안에 금융시장 토큰화와 관련한 공동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FCA 시장 담당 임원인 사이먼 월스(Simon Walls)는 토큰화 기술이 도매 금융시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영국 금융당국은 토큰화를 통해 금융거래 비용을 낮추고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기존 금융 인프라에서는 제공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 금융시장 디지털화로 최대 330억파운드 경제효과 기대
금융시장 토큰화가 영국 경제에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영국 재무부가 신설한 도매 디지털 시장 추진 담당을 맡은 크리스 울라드(Chris Woolard)는 FT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의 디지털화를 가속할 경우 영국 경제에 최대 330억파운드 규모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사에서 적용한 환율인 1파운드당 212.9엔을 기준으로 하면 약 7조260억엔 규모이다.
영국 정부가 금융시장 토큰화를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라 국가 금융산업 경쟁력과 연결된 성장 전략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세계적인 금융기관과 자산운용사들이 채권, 펀드, 국채, 부동산, 금 등 기존 실물 및 금융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확대하면서 RWA 시장은 글로벌 금융산업의 새로운 경쟁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HSBC는 이미 시작했다…토큰화 금 거래 22억달러 돌파
금 토큰화가 단순한 개념에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실제 상용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HSBC이다.
HSBC는 약 2년 전부터 홍콩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토큰화된 금 상품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FT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의 누적 거래 규모는 22억달러에 달하며 거래 건수도 27만6,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투자자 중심의 실험 단계가 아니라 일반 금융소비자가 실제 토큰화된 금을 거래하는 시장이 이미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글로벌 금 산업 단체인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 역시 올해 디지털화된 금 소유권이 기존 금 시장의 구조적 제약을 줄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기존 실물 금 시장에서는 금괴의 크기와 보관 장소, 결제 시스템 등이 거래의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금에 대한 권리를 디지털화하면 이러한 물리적 한계를 줄이면서 소유권 이전과 거래 효율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금 토큰화, RWA 시장 확대의 새로운 분기점 되나
영국의 이번 움직임은 글로벌 RWA 시장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근 블록체인 산업에서는 가상자산 자체를 거래하는 시장을 넘어 미국 국채와 펀드, 부동산, 원자재 등 현실 세계의 자산을 블록체인으로 옮기는 RWA 토큰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금은 이 가운데서도 상징성이 큰 자산이다. 수천 년 동안 가치저장 수단으로 사용된 전통적인 안전자산이 블록체인 기술과 결합한다는 점에서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시장을 연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자산으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최대 금 거래 중심지 가운데 하나인 런던에서 FCA와 영란은행이 직접 관련 제도 마련에 나선다는 점은 시장에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규제 체계가 명확해지고 토큰화된 금이 기관 금융시장에서 정식 담보 자산으로 활용되기 시작한다면 금 거래 방식 자체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향후 시장의 관심은 영국 FCA가 수개월 내 어떤 규제 방향을 제시할지에 집중될 전망이다. FCA와 영란은행이 연내 발표할 예정인 공동 로드맵에 금 토큰화가 어느 수준까지 포함될지도 핵심 관전 포인트이다.
런던이 기존 금 시장의 지배력을 디지털 금융시장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상하이와 홍콩을 포함한 아시아 금융 중심지와의 경쟁 속에서 금 토큰화가 새로운 승부처가 될지 주목된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해당 내용은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해석되어야 합니다.
출처: https://blockchai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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