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암호화폐 시장을 국가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첫 번째 포괄적 법률을 확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8월 4일 디지털 통화와 디지털 권리의 유통을 처음으로 포괄 규제하는 법률에 서명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법률은 그동안 회색지대에 머물러 있던 러시아 가상자산 시장의 기본 골격을 세운 것이다. 해당 법안은 암호화폐 거래소와 디지털 예탁기관, 시장 참여자에 대한 규칙을 정하고 투자자의 암호화폐 매수 조건을 규정하며, 디지털 통화와 외국 디지털 상품의 조직과 회계, 수탁을 규율한다. 또한 채굴과 디지털 권리의 발행 및 유통, 디지털 금융자산을 발행하는 정보시스템 운영자의 활동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하고, 거래 제공자와 디지털 예탁기관, 브로커, 자산운용사, 거래소 운영자, 청산기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다.
등록제 도입과 자기자본 요건
핵심은 등록제 전환이다. 특별 등록부에 등재된 기관만 디지털 통화 교환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다만 2027년 7월 1일까지는 등록 없이 영업할 수 있다. 해당 기업의 최소 자기자본 요건은 1500만 루블, 약 18만7000달러로 정해졌다. 거래 운영자는 자율규제기구에 등록해야 한다.
투자자 보호 장치도 마련됐다. 개인 투자자에게는 인가받은 중개기관을 통한 유동성 높은 암호화폐 매수와 관련해 업체당 연간 30만 루블, 약 3700달러의 한도가 적용된다. 일반 투자자와 적격 투자자 모두 별도의 적합성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며, 개인은 암호화폐 시장에서의 거래 이력을 근거로 적격 투자자 지위를 획득할 수 있다.
결제 수단 금지는 유지
주목할 대목은 결제 허용 여부다. 러시아 영토 내에서 디지털 통화와 디지털 권리를 지급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은 그대로 유지되며, 관련 광고도 금지된다. 다만 예외가 존재한다.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대외무역 계약에 따른 결제, 채굴로 획득한 암호화폐의 사용, 정보시스템 규칙이 정한 수수료 납부, 증권이나 다른 디지털 통화 및 디지털 권리와 관련된 결제에는 사용이 허용된다. 서방 제재 국면에서 국경 간 무역 결제 통로를 열어두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금융권에도 의무가 부과됐다. 신용기관이나 외국 은행 지점이 무허가 디지털 통화 교환 사업자에 의한 거래로 의심할 경우 자금 이체를 차단해야 하며, 법은 사전 신고 여부와 무관하게 디지털 통화 보유자의 권리에 대한 사법적 보호를 명문화했다. 암호화폐 투자 서비스 광고는 높은 위험과 재정적 손실 가능성을 경고해야 한다.
시행 시점은 단계적이다. 법률의 핵심 조항은 2026년 9월 1일 발효되고, 자금 이체 제한과 비거주자 디지털 예탁기관 관련 조항은 2027년 7월 1일, 디지털 금융자산의 발행과 유통 및 명의보유자 요건 관련 기술 조항은 2027년 9월 1일 시행된다. 기존 디지털 금융자산 거래 운영자에게는 2027년 3월 1일까지 경과 기간이 부여된다.
한국 시장에 주는 시사점
러시아의 이번 조치는 가상자산을 금지 대상이 아닌 관리 대상으로 규정한 전환점이다. 등록제와 자기자본 요건, 적격 투자자 구분, 수탁 기관 규율이라는 설계는 유럽연합의 미카(MiCA)와 국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특히 디지털 자산 수탁과 예탁기관 제도화는 국내 토큰증권(STO) 시장 개화를 앞둔 시점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로 평가된다. 주요국이 잇따라 가상자산 제도화에 나서면서 글로벌 규제 경쟁은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출처: https://blockchai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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