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 키 탈취로 무너진 크로스체인 브리지 보안

탈중앙화 파생상품 거래소(DEX) AFX 트레이드의 크로스체인 브리지 시스템이 해킹되어 2,415만 달러(약 330억 원) 상당의 스테이블코인(USDC)이 유출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공격은 스마트 계약 내부 코드의 치명적 결함이나 구동 알고리즘 허점을 파고든 방식이 아닌, 오프체인 영역에서 관리되던 핵심 출금 검증키(서명 키) 유출에서 비롯되었다. 해커가 출금 승인에 필요한 최소 정족수의 서명 키를 확보함에 따라, 스마트 계약은 정당한 출금 요청으로 인지하여 보관 중이던 예치 자금을 속절없이 내어주고 말았다.

세탁된 이더리움과 예치금(TVL)의 붕괴

공격자는 단 몇 분 만에 탈취한 2,400만 달러 규모의 USDC를 이더리움 메인넷으로 즉시 이체한 뒤, 암호화폐 입출금 과정을 거쳐 약 1만 2,467 ETH로 전량 환전했다. 이로 인해 AFX 트레이드 플랫폼에 담겨 있던 총 예치금(TVL)의 대부분이 즉각 증발하며 생태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사고 직후 아비트럼 개발사인 오프체인 랩스는 해킹이 제3자 프로토콜인 AFX의 자체 브리지 문제일 뿐 아비트럼 메인넷과 자체 브리지는 안전하다고 선을 그었으나, 사용자들의 불안감과 시장 전반의 불신은 크게 고조되고 있다.

오프체인 키 관리의 허점과 디파이 생태계 과제

이번 사태는 아무리 스마트 계약 코드가 완벽히 검증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운영·관리하는 오프체인 키 관리 체계가 허술할 경우 언제든 대규모 자금 유출로 이어질 수 있음을 극명히 보여준다. 크로스체인 브리지는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이어주는 핵심 인프라이지만, 해커들의 집중 표적이 되면서 디파이(DeFi) 생태계 전체의 약점으로 다시금 부각되었다. 전문가들은 독자적인 브리지를 운영하는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이 오프체인 보안 검증키 관리 및 멀티시그(다중서명)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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