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셋 조항’ 방출한 트럼프… 2036년 종료 시한부로 전환된 북미 무역 체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신이 1기 시절 주도해 발효시켰던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무조건적 연장을 거부하고 북미 자유무역체제를 전면 개편하기 위한 벼랑 끝 전술을 가동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다음 달 1일 열리는 북미 통상 책임자 회의에서 USMCA를 추가 16년 동안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 통보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협정에 내장된 ‘6년 주기 검토(선셋) 조항’이 즉각 발동된다. 협정이 당장 폐기되는 것은 아니지만, 매년 연례 검토를 통해 3국 간의 완벽한 재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USMCA는 정확히 10년 뒤인 2036년 7월 1일 자로 자동 소멸하는 '시한부 협정' 체제로 강제 전환된다.

미국산 부품 50% 룰 도입과 중국 우회로 차단… 멕시코 바인딩하고 캐나다 격리

이번 무역 갈등의 메인 뇌관은 자동차 원산지 규정의 고강도 옥죄기다. 미국 USTR은 북미에서 생산되는 모든 차량에 대해 '미국산 부품 비중 최소 50% 의무화'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던졌다. 이 조건이 관철될 경우 USMCA 특혜 관세를 적용받기 위한 총 북미산 부품 컴포넌트 비율은 기존 기준을 넘어서 약 82% 선까지 폭등하게 된다. 미국의 이 같은 드라이브는 멕시코를 생산 기지 삼아 미국 영토로 무관세 진입하려는 중국 자본 및 반도체·배터리 공급망을 원천 차단(De-risking)하겠다는 포석이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이 미국의 대멕시코 무역적자 해소 기조에 합의한 멕시코와는 벌써 3차 공식 협상 스케줄을 잡으며 밀착하는 반면, 낙농시장 개방 거부 및 미국산 주류 제한으로 대립 중인 캐나다는 공식 협상 라인업에서 철저히 패싱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율 관세 무기가 만든 협상의 우위… 1세대 무역 협정 잔혹사 재현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멕시코와 캐나다산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에 무차별적인 고율 관세 폭탄을 예고하며 USMCA 협정문보다 행정명령을 통한 관세 압박이 미국의 일자리를 지키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는 극단적 자국 우선주의 스탠스를 강화해 왔다. 2020년 발효 당시 "역사상 가장 공정한 무역협정"이라며 치켜세웠던 대선 리포트를 뒤집고 재협상 칼날을 빼 든 것은, 공급망 다변화라는 미명 하에 멕시코 인프라를 독점 중인 아시아 제조 기업들을 링 위로 끌어올려 미국 내 직접 투자를 강제하기 위한 고도의 레버리지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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