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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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직장인 A씨(37)는 코스피 지수가 7% 넘게 기습 폭등하며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12일,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속을 썩이고 있는 LG전자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며 빨간불이 들어왔지만, 여전히 그의 계좌에는 마이너스가 찍히고 있는 탓이었다.

A씨는 '젠슨 황 효과'를 기대하며 LG전자에 뒤늦게 올라탄 개인 투자자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방한 소식에 LG전자 주가는 지난 2일, 장중 43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A씨도 바로 그날, 37만원대에 LG전자 100여주를 매수했다.

그런데 황 CEO가 실제로 한국 땅을 밟던 날, 시장은 A씨의 기대와 전혀 다르게 돌아갔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고, LG전자는 이후 열흘 만에 22만6000원까지 밀렸다. 계좌에 찍힌 -38.9%라는 처참한 손실을 본 A씨는 21만원대에 50주를 추가로 담아 평단가를 31만원대까지 끌어내렸다.

그러나 LG전자는 12일 오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소폭 하락한 22만5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A씨의 수익률은 물타기 전보다 확 줄어 -27.4%를 기록했지만, 뭔가 씁쓸하다. A씨는 "물타기한 덕분이라고 해야 할지, 물타기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 건지 헷갈린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물타기의 수학적 효과와 심리적 불안 요소

A씨의 물타기는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분명 효과가 있었다. 100주만 들고 있었다면 오늘 기준 손실률은 37.4%, 손실 금액은 1385만원이었으니 말이다. 반면 물타기 후 손실률은 27%로 줄었고, 손실 금액도 107만5000원 절감됐다. 본전을 회복하기 위한 조건도 달라졌다. 물타기 전에는 37만원까지 올라야 본전이었지만, 이제는 31만6700원만 회복해도 본전이다. 손익분기점이 5만3000원 낮아진 셈이다.

하지만 철저한 계획 하에 자금을 나누어 담는 분할매수와 달리, 급락장에서 물타기는 일종의 충동적 도피에 가깝다. 주가 바닥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평단가를 낮추기 위해 무모하게 수량을 늘릴 경우, 자산 변동성이 기하급수로 커지기 때문이다. 눈앞의 마이너스 수치를 줄여 심리적 안정을 찾기 위해 추가 자금을 투입, 평단가를 강제로 끌어내리는 과정이 자칫하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타기 후 찾아오는 또 하나의 고민, "언제 팔아야 할까"

물타기 이후 또 다른 고민거리는 "언제 파느냐"다. "매수는 기술, 매도는 예술"이라는 주식 시장의 명언처럼, '팔 시기'를 정하는 건 언제나 가장 어려운 결정이다. 예상치 못한 물타기로 인해 손실 중인 포지션을 언제 청산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매도 타이밍을 계속 미루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여기에 원금 회복에 대한 의지가 더해지면 결정은 더욱 어려워진다. "이미 넣은 돈이 있으니 본전은 찾아야 한다"는 심리가 합리적 판단을 가로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31만6700원까지 회복돼야 본전이라는 기준점이 마치 주가가 반드시 도달해야 하는 목표처럼 작동하는 것이다.

주가가 회복되면 물타기는 손익분기점을 낮춰주는 훌륭한 전략이 되지만, 주가가 더 하락할 경우 손실이 더욱 커진다는 점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전문가들이 처음 매수할 때부터 목표가와 손절가를 정해두고, 물타기 이후에도 그 원칙을 바꾸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껄무새'가 되기 싫은데 오늘도 결국 "살 걸, 팔 걸, 버틸 걸…" 주식도, 부동산도, 재테크도 다들 나 빼고 잘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어려운 투자의 세계, 손뼉 치며 공감할 [개미의 세계]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함께 공유하고 싶은 투자 사연이 있는 개미들의 제보도 기다립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출처: https://www.fnnews.com/news/202606121455176934?pg=m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