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국회에서 김종원 KBIPA 이사장이 <대한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관주 기자 |
[대한경제=김관주 기자] “현재는 한국 블록체인 산업이 기술 실험실을 나와 국가 경제의 메인스트림으로 진입하느냐를 결정짓는 운명의 분기점이라 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블록체인 산업 진흥을 위한 기본법(블록체인기본법) 제정을 통한 제도적 완성입니다.”
지난달 제2대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KBIPA) 수장으로 취임한 김종원 이사장은 최근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임기 내 블록체인 산업의 법적 토대를 완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김 이사장은 블록체인 기반 행정 서비스 전문 기업인 거번테크의 대표로 산업 현장의 최전선을 지켰다. 특히 국내 블록체인 생태계가 마주한 척박한 현실을 몸소 체험하며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해 왔다. 기술 혁신을 뒷받침할 법적 울타리가 부재하다 보니 블록체인 관련 유망 업체와 인재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탈(脫)한국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미 2018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산업 현장의 심각한 인재난을 호소하기도 했다.
◆블록체인, 회색지대 벗어나야
김 이사장은 블록체인 산업의 근간이 될 블록체인기본법의 조속한 제정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과거 제시했던 블록체인기본법의 핵심 가치를 계승하면서도 현재의 인공지능전환(AX) 환경에 맞춘 실효성 있는 법안이 하루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앞서 2018년 KBIPA는 홍의락 의원실의 블록체인기본법 발의 당시 한국무역협회(KITA)와 함께 국회 대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민간의 목소리를 법안에 담아내는 핵심적인 가교 구실을 한 바 있다.
그는 “우리 산업계의 가장 큰 고충은 규제 그 자체보다 불확실성에 있다. 최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며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됐으나 이는 산업 진흥보다는 규제와 이용자 보호에 치우쳐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국가의 핵심 인프라로 정의하고 기업이 안심하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규정하는 블록체인기본법의 제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이 공허한 외침에 그치지 않기 위해 KBIPA는 국회에서 법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블록체인 입법 추진 자문단을 발족하고 국회·정부 부처·산업계 리더가 한자리에 모이는 상설 소통 플랫폼인 디지털자산 혁신 정책 포럼을 신설했다. 특히 올해를 제도권 안착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김 이사장은 “실행력을 갖춘 비즈니스 모델이 신규 기구를 통해 법적 보호를 받고 AX 시대의 신뢰 인프라 위에서 마음껏 달릴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제 임무”라며 “2026년은 한국 블록체인이 회색지대를 벗어나 당당히 국가 핵심 산업으로 인정받는 역사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험실 넘어 수익성 증명할 때
법적 토대 마련 이후의 핵심은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적 효용을 증명하는 일이라는 게 김 이사장의 관점이다. 과거 블록체인 업계가 기술적 가능성을 타진하는 실험실 수준에 그쳤다면 이제는 실생활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실제 자금이 선순환하는 경제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블록체인은 더 이상 실험적 기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AX 시대의 디지털 신뢰 인프라로 블록체인이 어떻게 실물 경제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드는지 증명해야 한다”며 “협회는 회원사가 토큰증권(STO), 탈중앙화 물리적 인프라(DePIN),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경제 등 신기술 분야에서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거버넌스·리스크관리·컴플라이언스(GRC) 센터를 통해 전략적 컨설팅과 리스크 관리를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로펌이나 컨설팅사를 고용할 여력이 부족한 중소 혁신 업체에게 규제 대응은 단순히 법을 지키는 수준을 넘어 기업의 존폐가 걸린 실존적인 문제다. 전 딜로이트 컨설팅 파트너 출신인 이동기 센터장이 이끄는 GRC센터는 △맞춤형 리스크 진단 및 내부통제 수립 △비즈니스 모델의 준법성 사전 검증 △글로벌 규제 대응과 GRC 기술 지원 등 실무적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KBIPA는 △전문 자문위원(7개 분야 21명)의 밀착형 멘토링 △2026년 블록체인 실증 사업 및 융복합 타운 조성 사업에 대한 컨소시엄 구성 △전통 산업군과 회원사를 잇는 비즈니스 매칭 데이 정례화 △두바이 복합상품거래소(DMCC) 등 해외 네트워크를 통한 회원사 솔루션 수출 지원 등을 가동한다.
김 이사장은 ”협회 이사장이 아닌 영업사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회원사의 훌륭한 기술이 시장에서 정당한 가격표를 달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