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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 부동산 시장 경고등

소식쟁이 | 2025-03-08 07:18:58 조회 243 | 추천 0 | 댓글 0 | 조회 243 | 추천 0 | 댓글 0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 지난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한 업무용 빌딩. 매수자 실사와 투자 상담으로 분주할 시기에 사무실은 한산했다. “2건 상담 중인데, 모두 관망세예요.” 30년 경력의 중개업자 K씨의 말이다. 이것은 단순한 일화가 아닌, 2025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알스퀘어의 애널리틱스(RA)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서울 업무·상업용 건물의 총거래액은 6,604억 원을 기록했다. 전월(1조 5,467억 원) 대비 57.3% 감소한 수치다. 거래는 97건으로 전월(144건) 대비 32.6% 줄었다. 특히 업무용 빌딩 거래 건수는 2건에 그쳤다. 거래액은 910억 원으로 전월(6,598억 원) 대비 86.2% 줄었다. 상업용 빌딩 거래 건수도 90건으로 전월(131건) 대비 31.3% 감소했고, 거래액은 5,261억 원으로 전월(8,639억 원) 대비 39.1% 낮아졌다.


전국 공장·창고 시장 역시 얼어붙었다. 2025년 1월 전국 공장·창고 거래는 346건, 거래액은 6,091억 원을 기록했다. 거래 건수는 전월(502건) 대비 31.1% 감소, 거래액은 전월(1조 8,597억 원) 대비 67.3% 폭락했다. 이러한 거래 침체는 국내 최대 규모인 수도권 시장에서 두드러졌다. 지난 1월 경기도 공장·창고 거래 건수는 80건, 거래액은 2,108억 원으로 각각 전월 대비 36.0%, 67.4% 급락했다. 인천 지역은 더욱 심각했다. 인천 지역 거래는 13건, 거래액 453억 원으로 전월 대비 각각 50.0%, 84.7% 대폭 감소했다.


지역별로 거래 건수를 살펴보면 경북 41건, 경남 57건으로 각각 전월 대비 8.9%, 25.0% 위축됐다. 충북(19건)과 충남(30건)은 36.7%, 34.8%, 전북(15건)과 전남(27건)은 34.8%, 38.6% 하락했다.


물론 겨울철 긴 연휴와 계절적 요인을 고려해야 하지만, 이러한 급격한 하락세는 단순한 계절적 현상을 넘어선다. 세 가지 복합적 요인의 결과로 보인다.


첫째,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 금리 정책의 불확실성은 대규모 자본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의 관망세로 이어졌다. 둘째, 국내 경제 성장 둔화와 함께 기업의 공간 수요가 변화하고 있다. 특히 원격근무, 자율좌석제 등 변칙 업무 형태가 확산 조짐을 보이다가 ‘back to the office’ 등 갈팡질팡 패러다임이 오피스 공간에 대한 재고찰을 촉발했다. 셋째, 보유세 부담과 규제, 정치 환경의 불확실성이 시장 참여자들의 관망세를 심화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침체 속에서 희망의 조짐은 보인다. 알스퀘어의 ‘2024년 4분기 서울 오피스 매매 지표’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 매매지수(ROSI)는 485.5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489.5포인트) 대비 0.8% 하락한 수치다. 2023년 4분기(492.4포인트)와 비교하면 1.4% 하락했지만, 전반적으로 지난 2년간 가격이 정체된 상황이다.


반면, 2024년 전체 거래량은 전년 대비 많이 증가했다. 2024년 서울 오피스 거래액은 12조 5,380억 원(당해 계약 기준)으로 2023년(8조 6,515억 원) 대비 44.9% 상승했다. 건물의 수익률인 캡레이트 또한 올랐다. 2024년 4분기 서울 오피스 실질 캡레이트는 4.5%로 전 분기 대비 0.2%P 상승했다. 핵심 업무 권역(CBD·GBD·YBD)은 4.3% 수준을 보였다. 최근 캡레이트의 상승은 양호한 임대 시장으로 순운영소득(NOI)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리포트를 내놓은 류강민 센터장은 “최근 금리 인하로 거래 규모뿐 아니라 캡레이트 스프레드(건물 운영 수익률에서 ‘국고채 5년’과 같은 무위험자산 수익률을 뺀 것)가 커지고 거래가 정상화되고 있다”며 “금리 추가 인하로 오피스 가격은 올해부터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2025년에는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거래가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량 자산에 대한 선별적 투자가 이루어지는 ‘옥석 가리기’는 이미 시작됐다. 류강민 센터장은 “최근 자산별 옥석 가리기가 지속되며 일부 우량 자산에 대한 큰 거래도 종종 이뤄지고 있다.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이는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하며, 과거와 같은 무분별한 투자보다는 철저한 분석과 전략적 접근이 중요해졌음을 보여준다.


앞으로의 시장 전망은 신중한 낙관주의로 요약될 수 있다. 2025년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된다면, 자금 조달 비용 감소와 함께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그동안 관망세를 보이던 투자자들의 시장 재진입을 촉진할 것이다.


그러나 과거와 같은 전방위적 상승세보다는 자산별, 지역별 선별적 회복이 예상된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이제 더 이상 ‘쉬운 투자처’가 아니며, 면밀한 분석과 전문적 접근이 요구되는 ‘성숙한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투자자는 중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 특히 임차인의 니즈 변화와 ESG 요소, 디지털 전환 등 미래 트렌드를 반영한 자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건물의 물리적 가치보다, 운영 효율성과 임차인 경험 개선에 초점을 맞춘 ‘운영 중심의 접근’이 성공의 열쇠다.


부동산 시장의 역사는 늘 순환적이었다. 현재의 침체기는 분명 도전적이다. 이 시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시장 참여자의 냉정한 분석과 전략적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2025년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균형점을 찾는 분기점이다. 단기적 하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길게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옥석을 가리는 안목과 인내심을 갖춘 투자자에게 2025년은 기회의 해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미래는 ‘신중한 낙관’으로 향했다. 과거의 화려한 성장세를 기대하기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적응할 때이다.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사진=알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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