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부동산 ‘주택가격 및 소득 분위별 PIR’ 자료
저소득 대비 고가 주택가격, 2023년 3월 이후 가장 높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서울의 저소득층이 최상급지 아파트 한 채를 사려면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88년을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서울의 연소득 1분위(하위20%)가구의 소득대비주택가격배율(PIR)은 5분위(상위20%) 주택 기준 88.3을 기록했다. PIR(Price to Income Ratio)은 주택 가격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아파트값이 연 소득의 88.3배 임을 뜻한다.
이 지표는 부동산 시장 양극화 지표로도 꼽힌다. 해당값은 2023년 3월(90.6)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로, 사실상 양극화가 더 벌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서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며 전국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한 2023년에는 1분위 소득 대비 5분위 평균 주택가격도 동반 하락했지만, 지난해 1월부터 저소득층의 소득 대비 고가 집값이 상승흐름을 타며 벌어지기 시작했다.
KB부동산
강남3구를 중심으로 아파트값 급등이 이뤄지는 현재 속도대로라면, 부동산 시장 양극화는 지난 2021년 수준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의 1분위 소득 대비 5분위 주택가격은 앞서 지난 2021년 11월 114.3을 기록하며 최대치를 보였다.
고가 아파트 값은 계속 오르는데, 저가 아파트 값은 계속 내려
소득을 반영하지 않아도 서울 부동산 시장의 고가와 저가 아파트 격차는 점차 커지고 있다. 2월 서울의 5분위 아파트 평균값은 27억5169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반면 1분위 아파트값은 4억8998만원으로 2021년 1월 이후 49개월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1분위 아파트 5.6채를 팔아야 고가 한 채를 살 수 있다.
실제 노원구 상계동의 임광아파트는 지난 1일 전용면적 122.18㎡가 9억9500만원에 거래돼 지난 2021년 대비 3억4000만원(25%)가량 떨어졌다. 도봉구의 신동아1단지도 전용면적 70.62㎡가 2021년 6억8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2억8000만원(41%) 하락했다.
반면 성동구의 아크로서울포레스트는 지난 2월 4일 전용면적 159㎡가 135억원에 거래돼 지난 7월 대비 25억원(22%) 비싸게 팔렸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현대아파트도 지난 2월 11일 전용면적 196㎡가 95억원에 거래돼 지난해 8월보다 12억원(14%) 상승했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주택과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
전문가들은 이같은 양극화의 속도가 쉽게 잦아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에는 서울 전체적으로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올랐다면, 현재는 특정 상급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2021년에는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기준금리가 0.5%까지 낮아졌고 저리 대출이 가능해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오른 패턴이었다”며 “현재는 강남권이나 한강 변을 중심으로 오르는 곳만 계속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저소득층 뿐 아니라, 중산층도 ‘내 집 마련’ 더 어려워졌다
문제는 저소득층 뿐 아니라 서울 내 중위 소득자도 내 집마련이 더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작년 4분기 기준 서울의 연 소득 중간값(3분위)으로 주택 중간값(3분위)을 나눈 PIR은 10.1로 집계됐다. 연 소득을 고스란히 모아도 중간 가격 집을 사는 데 10년 이상 걸린단 얘기다.
게다가 이 배율은 3분기 말(9.8) 대비 0.3이 증가했다. 소득 대비 집값이 더 빠르게 오르면서, 내 집마련이 3개월(1분기) 더뎌지면 연소득의 30%를 더 모아야 한단 얘기다.
전문가들은 집값 뿐 아니라 소득의 양극화도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함 랩장은 “금리가 떨어지고 주택 수요자들이 시장에 더 들어오면 주택시장의 양극화는 줄어들 수 있을지 몰라도 경제성장률이 높지 못하기 때문에 소득의 양극화가 빨리 줄어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ss@heraldcorp.com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435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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